"눈이 온 뒤부터 새벽에 들어가 3~4시간 자고 아침 일찍 또 나옵니다."

경북 포항시 공무원들이 유례없는 '5일간 폭설'로 연일 파김치가 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 7일 죽장면을 시작으로 11일까지 5일동안 포항 전역에 20~80㎝가량의 큰 눈이 내려 모든 공무원이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도로에 쌓인 눈은 제설 장비로 치운다지만 장비가 들어가지 못하는 도로변이나 주택가 골목길 등 제설은 사람의 몫이다.

이에 따라 시청과 구청, 읍·면사무소를 통틀어 필수 근무 인력을 빼고 하루 1천500명의 공무원이 교대로 눈 치우기에 나서고 있다.

2단계 비상근무에 들어간 지난 9일부터는 2천여 명이 교대로 76개 노선에 190㎞ 이르는 도로에서 제설에 매달렸다.

이때문에 과별로 낮에는 교대로 눈을 치우고 밤에는 사무실에 대기하느라 퇴근도 제대로 못하고 상황이다.

제설 현장에 나온 공무원들은 편의점에서 깁밥이나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차에서 새우잠을 자면서도 시민 불편을 최소화 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주택가나 상가 일부 주민이 '왜 빨리 눈을 치우지 않느냐'고 따질 때는 어깨힘이 쭉 빠진다고 한다.

정봉영 포항시 홍보담당관은 "대부분이 밤까지 제설에 나서고 있어 과로로 쓰러지는 직원이 나올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포항시의 폭설 대처는 합격점을 받았다.

공무원, 군, 주민 등 연인원 9천여명과 15t트럭 70대, 청소차 136대, 백호우 256대 등 장비 700여대를 동원해 신속하게 제설작업을 벌였다.

또 밤사이 기온이 내려가 도로가 결빙된 17개 주요노선에 500t이 넘는 염화칼슘을 살포해 출근길 교통대란을 막는 등 시민불편 해소에 안간힘을 썼다.

시민 이경식(50)씨는 "작년까지는 눈이 오면 도로가 막히고 버스가 다니지 않아불편을 겪었는데 올해는 시가 신속하게 제설작업을 해 교통 대란이 없었다"며 "공무원들의 수고가 눈에 보였다"고 말했다.

눈은 그쳤지만 아직도 할일은 태산이다.

주요 도로는 대부분 제설이 끝나 소통이 원활하지만 산간오지와 면지역은 아직 손도 못대고 있는 곳이 태반이다.

제설을 끝내고 피해 복구를 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장종두 포항시 안전행정국장은 "피해 조사를 벌여 구체적인 복구 계획을 수립한뒤 복구에 들어가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