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은 지나갔지만, 폭설이 쌓인 강원 동해안지역에서는 6일째 쓰레기 수거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11일 강릉시 노암동의 한 연립주택에 사는 주부 차모(65·여)씨는 엿새째 쓰레기봉투 더미를 집 안에 두고 있다.

지난 7일부터 폭설로 강릉시내 폐기물 수거 작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날부터 강릉시내 아파트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생활 폐기물을 제외한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 폐기물 수거 작업이 재개됐지만, 일반 단독 주택가는 여전히 전면 중단된 상태다.

될 수 있으면 생활 쓰레기를 안 만들려고 노력하고, 냄새가 나는 음식물 쓰레기는 얼려서 보관하고 있지만, 냉동고도 이미 꽉 찼다.

차씨는 "시에서 길이 정상화될 때까지 쓰레기 배출을 자제해달라고 해서 일단 집 안에 쓰레기를 두고 있지만, 동네마다 쓰레기 집하장에 눈이 다 차있어서 내다버릴 곳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후부터 쓰레기 수거를 재개한 동해시도 주택가 사정은 비슷하다.

폐기물 수거차량이 시내와 대로변을 돌며 생활 쓰레기들을 거둬가고 있지만, 눈속에 파묻힌 쓰레기들은 엄두도 못 낸다.

시청 민원실에는 '쓰레기를 가져가 달라는' 전화가 이날 오전에만 30여 통이 걸려왔지만, 환경미화원들도 대부분 제설작업에 투입된 상태라 골목 집하장마다 돌면서 수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동해시 발한동의 한 단독주택에 사는 박모(56·여)씨는 "집집이 대문 앞에 쓰레기를 쌓아두고 있다"며 "눈이 워낙 많이 와서 가져갈 수 있겠나 싶어 길가에 내놓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군은 지난 8일부터 읍·면 소속 생활폐기물 수거 차량이 모두 제설 작업에 투입되면서 이날 현재까지 닷새째 쓰레기 수거 작업이 중단됐고, 양양군도 지난 7일부터 6일째 주민들이 쓰레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양양군은 폐기물을 모아 처리하는 환경자원센터 일대가 고립된 상태라 현재 굴착기와 덤프트럭을 투입해 길부터 만들고 있다.

동해시 환경위생과의 한 관계자는 "자막방송과 마을회관 확성기 방송으로 쓰레기 배출을 자제하고, 버릴 때는 직접 대로변으로 가져다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면서"아직 차가 들어갈 수 없는 구간이 많아서 불편하더라도 주민들이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