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부산권 상위권 학생들

- 수도권 실패 후 정시 U턴

- 동·서 학력 간접지표 의미

부산의 지난해 대학입시는 '동(東) 정시-서(西) 수시'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본지가 올해 부산대에 합격한 고3 학생과 재수생 등 부산지역 고교별 인원(수시모집은 최종 등록자·정시모집은 최초 합격자) 2138명을 분석한 결과, 동부산권 고교는 정시 합격 비율이 높고, 서부산권 고교는 수시 합격 비율이 높았다.

이는 지역 최상위권 대학인 부산대를 표본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부산의 동·서 고교 간 수능 점수 격차와 입시 전략의 특징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간접적인 지표로서 의미가 있다.

부산지역 전체 고교의 정시 대비 수시 합격생 비율(수시/정시)은 평균 1.43이다. 이 비율이 1보다 크면 정시보다 수시 합격이 많다는 의미다. 서부산권은 ▷서구 1.65 ▷중구 1.71 ▷사하구 2.35 ▷동구 2.46 ▷영도구 2.90 ▷북구 2.94 ▷사상구 4.17 ▷강서구 14.0으로 부산 평균 1.43을 웃돌았다. 반면 동부산권은 ▷수영구 0.68 ▷남구 0.82 ▷해운대구 0.84 ▷금정구 0.97 ▷동래구 1.39 ▷부산진구 1.59 ▷연제구 2.62 ▷기장군 2.57이었다. 특히 해운대·금정·남·수영구는 정시 대비 수시 합격 비율이 1.0 이하였다.

동부산권 고교의 상위권 수험생은 수시에서 수도권 대학에 지원했다가 떨어지자 수능 성적으로만 뽑는 정시에서 부산대에 안전 지원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서부산권 고교는 수시부터 부산대에 지원해 합격자가 많고 정시 합격자는 동부산권 고교보다 훨씬 적다. 북구 A고의 경우, 수시에서 19명이 합격했지만 정시 합격자는 한 명도 없다.

이 같은 동서 간 격차는 학급당 부산대 합격자(재수생 포함) 수에서도 드러난다. 동부산권 고교는 학급당 부산대 합격자 수가 많게는 6명을 넘었지만, 서부산권은 거의 3명을 못 넘었다.

남구 대연고는 수시 합격자 9명에 정시는 47명(정시 대비 수시 합격 비율 0.19)으로 학급당 합격자 수가 5.6명이다. 수영구 덕문여고는 학급당  6.6명(수시 28명, 정시 51명)으로 8.1명의 부산외고 다음으로 많다. 금정구 동래여고도 6.6명(수시 21명, 정시 45명)이다.

반면 사상구 B고는 수시에 14명이 합격했지만, 정시 합격자는 1명뿐이다. 학급당 합격자 수도 1.7명에 불과했다. 서부산권 C고는 학급당 합격생이 0.6명으로 부산에서 가장 적었다. 김윤수 부산종로학원 평가실장은 "부산대 합격생만으로 고교별 학력상황을 직접 진단할 수 없지만, 동서 간 수능 점수 분포나 입시전략의 차이는 분명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