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사망' '죽음'에 무감각 우려…"실종자 가족, 국민 모두 정신건강 챙겨야"
앞으로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뒤따르는 사고가 터져야 '비극'이나 '참사'라는 단어를 쓸 수 있을까?
세월호 침몰 사고의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서면서 많은 사람들이 '사망'이나 '죽음'이라는 말에 무디어져 가고 있다.
사망자가 10명만 나와도 '끔찍한 참사'라는 말을 썼던 국민 정서에 세월호의 '실종 사망 302명'이라는 희생자 숫자는 상상의 범위를 초월한 딴세상 숫자이기 때문.
매일 같이 실종자 시신 수습 소식을 접하는 실종자 가족은 물론 국민들 모두 정신적 외상을 입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회사원 권태혁(45·부산 해운대구)씨는 "단일 사건에서 실종 사망자가 300명을 넘어서다보니 사람의 목숨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주부 박순희(51·경기도 용인시)씨는 "실종자 가운데 생존자가 없다 보니 점점 희망을 잃는 것 같다. 사망자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 머리가 어지럽다"고 하소연했다.
평소에 잘 접하지 못하던 '사망자'라는 말을 매일같이 반복적으로 듣다 보니 삶과 죽음의 경계가 결코 멀지 않게 느껴진다는 사람들도 많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죽음이나 사망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해질 수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죽음이나 사망과 같은 용어를 접하는 기회를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정신적 외상이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언론과 일반 국민에게 몇가지 유의 사항을 당부했다.
성장기 어린이, 청소년이나 정서적으로 취약한 일반 시민의 경우 재난 관련 방송에 지나치게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하고 매체의 경우 자막방송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시청자에게 미리 알려줄 것을 학회는 당부했다.
디지털뉴스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