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9와 원활한 협업 체제 의문
- 주파수 통일 문제도 걸림돌
- 비상사태 대비 봉사자 추가 검토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관련 책임을 물어 해양경찰청을 해체하기로 밝힘에 따라 개장을 열흘여 앞둔 부산 지역 해수욕장의 안전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해체될 예정인 해경과 소방 간 협업 체제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 해수욕장이 7월 1일 개장하는 것과 달리 해운대·광안리·송정·송도해수욕장 등 부산 지역 4개 해수욕장은 다음 달 1일 개장한다.

19일 부산시와 부산소방안전본부,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당장 올해 해수욕장 안전관리 업무는 예정대로 소방과 해경이 협업 형태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매년 수상구조 업무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온 소방과 해경의 협업 체제가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세월호 참사로 해경에 대한 국민 정서가 좋지 않은 데다, 조직 해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처한 해경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져 수상구조 업무 차질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해마다 1500만 명 이상의 피서객이 몰리는 해운대해수욕장은 올해 백사장 복원사업 여파로 수심이 불규칙해 안전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해운대구는 소방, 해경의 협조를 얻어 기존 유영구역, 레저 금지구역에 설치하던 부표를 유영구역 내 이안류 발생 지역 3곳에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해경과 협업 체제가 흔들리면 부표 설치 후 안전관리에 구멍이 생길 수도 있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소방과 해경의 협업 체제의 가장 큰 걸림돌인 무전기 주파수 통일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홀짝으로 서로 번갈아 망루를 지키는 상황에서 지난해처럼 양 기관이 자체 주파수를 고집하면 사각지대 발생 등 협업에 문제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해운대구는 자체 예산을 들여 소방과 해경에 무전기를 지급하는 방안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소방은 올해 부산 7개 해수욕장에 소방공무원 174명과 자원봉사자 300명을 투입한다. 해경이 올해부터 해수욕장 업무에서 빠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자원봉사자 추가 확보 방안 등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해경은 아직 정부 지침이 전달되거나 확정된 게 없는 만큼 해수욕장 안전관리를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부산해경은 5개 해수욕장(울산해경 관할인 일광·임랑해수욕장 제외)에 181명의 구조대원을 배치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21일 해운대구청에서 소방, 해경, 육상경찰 등 유관기관 실무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논의를 하는 등 해수욕장 안전관리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며 "해경이 처한 여건이 좋지는 않지만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