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0만 도시 화재·구조대응 비상

경남도와 창원시, 안전행정부의 안일한 행정 탓에 창원시소방본부가 설립 3년 만에 폐쇄 위기에 놓였다. 이는 관련 기관들이 시소방본부를 설립하면서 지원 종료 시점 이후 대책을 따로 마련하지 않아 빚어진 것이다. 특히 시와 시소방본부는 지원이 만료되는 시점을 알면서도 대체 예산 확보방안을 준비하지 않아 더욱 비난을 받고 있다.

15일 도 등에 따르면 시소방본부에 대한 도와 정부의 재정지원금은 올해로 종료된다. 발족 당시 정부와 도는 2014년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예산지원을 하도록 했다.

시소방본부는 2012년 1월 설립됐으며, 전체 예산은 정부 지원금과 도·시비 등으로 꾸리고 있다. 올해 시소방본부 전체 예산 549억 원은 도 재정지원금(235억 원·42%), 시세인 지역자원시설세(170억 원), 시비 134억 원, 기타 10억 원 등으로 구성됐다. 시비에는 국비 지원금도 일부 포함돼 있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한 해 예산의 절반이 넘는 국·도비의 지원이 끊기면 시소방본부는 사실상 운영이 어려워진다.

이에 시소방본부는 도에 내년에도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또 안행부와 모자라는 지원금을 일종의 국비인 정부의 보통교부세로 보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나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따라서 도비 지원 중단와 함께 정부의 추가 지원 방안이 없으면 시소방본부 폐지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시와 시소방본부는 시한부 지원 기간 중 재정 확보 대책을 세우지 않다가 뒤늦게 지원 연장만을 호소해 늑장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정 지원 중단 문제가 불거지면서 시소방본부 존치여부에 대해 도와 시 간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도는 최근 세월호 사태를 계기로 신속한 현장대응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며 시소방본부 폐지를 통한 도소방본부의 지휘체계 일원화를 강조하고 있다. 도는 조만간 안행부 등에 단일 소방본부체제로의 환원 등을 공식 요구키로 하고 관련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도는 경남의 소방체계가 도소방본부와 시소방본부로 분리돼 현장 대응력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많다는 입장이다.

이에 시소방본부는 창원은 인구가 110만 명에 이르는데다 다중 위험시설이 밀집해 자체 소방본부 존치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휘체계 혼선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도의 지휘를 따르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