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청춘의 '핫플레이스'를 찾아다녔다.

이 불에 손이 데겠다 싶을 만큼 온도가 높은 곳도 있었다. 취재하면서도 그 열정에 전염될 것 같던 인디음악의 현장이 그런 곳이다. 겉보기에는 조용하고 수더분하지만, 속으로 들어가 보니 개성이 정말 또렷해 '남들도 다 하는 방식으로 살지는 않겠어' 하는 마음을 느낀 장소도 있다. 남들이 몰려가면 홀로 다른 길로 가고, 모두가 빨리 가면 일부러 느리게 걷는 그 다름이 속도와 스펙에 지친 다른 청춘을 자석처럼 끌어당기고 있다. 부산 원도심 중앙동 동광대 일대 또따또가 거리의 작은 카페의 주인장들이 그랬다.

'이건 사회학자가 나서서 연구해야 할 비중 있는 주제야' 하는 판단도 하게 됐다. 센텀시티는 직장인 가운데 젊은 인력의 비중이 부산에서 매우 높은 지대이다. 영화·영상·콘텐츠 기업이 밀집해 있고, 이 업종이 재기발랄하고 솜씨 좋은 젊은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은 만화에 나오는 미래도시 같은 센텀시티의 첨단 분위기와 문화 기반을 좇아 이곳에서 일하기 원한다. 그래서 청춘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그런데 밤이면 젊은이는 센텀시티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도시는 적막해진다. 왜 그럴까. 영화·영상·콘텐츠가 잘나가는 직종이지만, 젊은 인력에 대한 급여 수준은 낮다는 사실과 연관이 있다고 이곳 사람들은 귀띔했다. 낮과 밤이 다른 핫플레이스의 두 얼굴이었다.

창간특집으로 부산 청춘의 핫플레이스를 취재하면서 우리는 '부산은 야외다'라는 점을 발견했다. 바람이 너무 세지 않게, 적당히 부는 날이 많고 기온이 따뜻한 도시는 카페나 주점의 야외 테이블을 열기 좋다. 그리고 야외에서 많은 사람이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풍경은 곧잘 그 도시의 매력 요인이 된다. 부산이 그런 도시다. 학자의 연구 결과도 있다. 파리의 야외 카페는 파리의 명물이고, 후쿠오카 나카스의 야타이(포장마차) 거리는 이 도시를 소개하는 모든 여행책자에 등장한다. 따뜻한 도시 부산에서 야외 공간을 또 하나의 매력요소로 밀자고 창간특집을 통해 제안한다.

이미 존재하는 핫플레이스에만 머물 수는 없었다.

기미는 분명히 있지만, 아직은 뜨거워지지 못한 공간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미래'라는 주제어로 사상구 북구 등 서부산권의 새로운 문화공간에 주목했다. 이곳은 자치단체와 주민이 합심해 잘 가꾼다면, 가까운 미래에 온도가 꽤 올라갈 것이다.

'연결' 또한 중요했다. 옛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며 서로 충돌하고 스며드는 '동아대 부민캠퍼스~광복동 색동길'은 그런 의미에서 참으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거리를 다녀보면서 지금 있는 것만 잘 연결해도 또 하나의 명물 공간을 가꿀 수 있다는 결론에 닿았다.

그런데 왜 청춘의 핫플레이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까.

부산은 내일로, 미래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젊은이들이 이 도시의 매력을 재발견하고, 가꾸고, 즐기며, 이끌고 갈 것이다. 그들의 눈에 비친 부산의 매력을 탐색하는 일은 흥미롭고 뜻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