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대기업 증세하라"
- 시민사회단체 반발

앞으로 2, 3년에 걸쳐 주민세와 자동차세가 배 이상 오르고, 또 1조 원에 이르는 지방세 감면 혜택을 없애는 방안이 추진된다. 담뱃값 인상에 이어 지방세도 크게 오르면서 서민 가계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안전행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지방세 개편 방향'을 12일 발표했다. 이에 대한 지방세기본법, 지방세법, 지방세특례제한법을 15일 입법예고하고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지방세 개편 방안은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10년 이상 묶여 있던 세금을 대폭 인상하고, 국세보다 훨씬 높은 감면율을 점차 낮추는 내용을 담았다고 안행부는 설명했다.

지방세 개편 방안을 보면 평균 4620원이 부과되는 주민세가 2년에 걸쳐 '2만 원 미만'으로 대폭 오른다. 법인의 주민세도 과세구간을 현재의 5단계에서 9단계로 단계적으로 세분화하고 2년에 걸쳐 100% 인상할 계획이다.

1991년 이후 묶인 자동차세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오는 2017년까지 100% 올릴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영업용 승용자동차, 승합자동차(버스), 화물자동차, 특수자동차, 3륜 이하 자동차 등에 부과되는 자동차세가 2017년 현재의 배로 오른다. 다만 자가용 승용차와 15인승 이하 서민 생계형 승합자동차는 인상 대상에서 제외하고, 1t 이하 화물자동차는 연간 6600원에서 1만 원으로 3년에 걸쳐 올려 충격을 완화한다.

또 부동산 가격 폭등에 따른 급격한 재산세 상승을 막기 위해 도입된 '재산세 세부담상한제도'를 개편한다. 전년도 세액의 105∼130%로 설정된 재산세 상한선이 110∼135%로 가격 구간별로 5%포인트씩 상향 조정되고, 토지·건축물의 상한은 150%에서 160%로 높아진다. 안행부는 지방세 개편을 통해 내년 기준 총 5000억 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안행부는 23% 수준인 지방세 감면율을 점차 국세(14.3%)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올해 감면 시한이 만료되는 지방세 3조 원 중 취약계층 감면과 기업 구조조정 감면 등을 제외한 부분에 대해 감면 폐지를 확정해 추가로 1조 원의 세수를 확보할 방침이다. 지역자원시설세 50% 인상과 자동차세 연납 할인 폐지도 포함됐다.

지자체는 지방세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지만, 시민사회는 서민에게 부담을 지우는 방향으로 정부 정책이 흐르고 있다고 비판한다. 부산시민센터 김해몽 센터장은 "정부가 담뱃값과 주민세 등 서민에게 부담이 되는 세금 인상을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부자와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법인세와 소득세를 포괄적으로 개편해야 조세 형평성 달성은 물론 세수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