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유사부분 협의 요청

경남 진주시와 서울시 간 '짝퉁 유등축제' 논란으로 빚어졌던 갈등이 일단락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축제의 내용을 대폭 수정한 데다 혼선을 주지 않도록 이름도 바꾸겠다는 뜻을 전달해 왔기 때문이다.

13일 진주시는 서울시가 기존의 '서울등축제'를 '서울빛초롱축제'로 변경한 뒤 내달 7일부터 23일까지 청계천에서 행사를 개최한다는 내용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어 전통등 중심에서 탈피, LED조명 등을 활용한 축제로 내용을 바꾸겠다는 의사도 함께 전달했다. 앞서 서울시는 시민아이디어 공모와 선호도 조사, 전문가 의견 반영을 통해 축제 명칭을 '서울빛초롱축제'로 최종 확정했다.

서울시의 이 같은 방침은 진주시와의 다툼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진주시는 서울시가 진주 남강유등축제를 베낀 '짝퉁 행사'를 열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해 왔다. 특히 진주시가 2000년부터 남강유등축제를 개천예술제에서 분리해 진행하면서 우리나라 대표축제로 자리잡도록 키웠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2009년부터 비슷한 시기에 서울등축제를 열어 막대한 직·간접적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울시는 등을 이용한 축제는 전국에서 행해지고 있으며 진주시만의 배타적 권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행사를 강행했다. 이와 관련, 이창희 진주시장은 항의의 표시로 지난해 서울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진주시와 서울시는 수차례의 실무진 접촉을 통해 상생의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유등축제를 주관하는 (재)진주문화예술재단 관계자는 "서울시가 축제 명칭에서 '등'자를 뺀 것은 진주시의 주장을 받아 들인 것이며 내용도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어 통 큰 양보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서울시가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비슷한 내용이 적지 않아 여전히 불씨는 남았다는 시각도 있다. 진주시는 최근 끝난 축제 기간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가정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소망등 3만2000개를 매달았다. 서울시도 이번 행사 중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 200명의 소망을 담은 8m 높이의 대형 소망트리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진주시 관계자는 "이달 중 서울시와 실무자 간 협의를 통해 유사내용을 제외하도록 하는 등 축제가 상호 구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