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에 친환경 수변도시를 세우는 국책사업인 부산 에코델타시티 사업의 보상이 예산 부족으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붙인 보상 중단 공고문 사진. 연합뉴스

낙동강에 친환경 수변도시를 세우는 국책사업인부산 에코델타시티 사업의 보상이 예산 부족으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수자원공사는 6일 부산시 강서구 명지동 에코델타시티 건설단 사무실에 '보상계약을 일시 중단한다'는 공고문을 붙이고 7일부터 2차 사업구역인 강동동 지역 보상을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지난달 24일 감정평가 완료를 지주들에게 통보한 뒤 협의보상을 시작한 29일 이후 일 주일여 만이다.

애초 협의보상 기간은 이달 28일까지 한 달간이었다.

수공은 보상계약 폭증으로 예산이 조기에 소진됐기 때문이라고 보상중단 이유를밝혔다.

수공은 올해 안으로 예산이 추가확보되면 대기자 순번에 따라 보상을 하며 예산확보가 안 되면 내년부터 보상계약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공은 지난해 1차 사업구역인 명지동 일대 땅에 대한 협의보상을 완료하고 미합의된 보상 토지와 물건을 대상으로 수용재결 심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사전예고한 보상일정을 중단하기는 처음이다.

2차 사업구역 토지보상 대상자는 약 1천800명으로 감정평가를 거쳐 추정한 보상금액은 6천700억여원이다.

보상계약 시작 후 일주일 사이 600여명이 협의보상 후 2천500억원가량의 보상금을 수령했는데 앞으로 4천억원 이상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수공의 말대로 올해 안이나 내년 초에도 제대로 보상이 진행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강동동 지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7일 협의보상을 위해 에코델타시티 건설단 사무실을 찾았다가 허탕을 친 이모(62) 씨는 "1차 사업구역 착공할 돈은 있고 2차 사업구역 보상할 예산은 없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보상대상 주민 중에는 보상금으로 대토, 대출 등 부동산·금융 관련 잔금을 치르려고 계획한 이들이 많은데 보상중단으로 계약 미이행 등 피해가 우려된다.

반재화 에코델타시티 강동동 주민대책위원장은 "예산이 부족하면 감정평가를 포함한 보상일정 자체를 연기했어야 했다"며 "감정평가는 이미 완료됐는데 보상금 지급만 늦어지면 인근 농지나 주택 가격 상승으로 말미암은 손해를 결국 지주가 부담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부산시와 수공이 지주와 주민을 상대로 보상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며 "보상지연에 따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수공 관계자는 "올해 초 공기업 정상화 차원에서 예산이 많이 삭감됐고 공동사업 시행자인 부산도시공사가 제때 출자하지 않아 보상예산이 모자란 상황"이라며 "지주들에게 보상이 중단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상 전에 미리 알렸고 가급적빨리 예산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총 사업비 5조4천억원 규모로 낙동강 하류 1천188만㎡에 첨단산업·국제물류·주거단지를 만드는 에코델타시티 사업은 한국수자원공사와 부산도시공사가 8대2 지분으로 진행하며, 부산시는 사업추진을 필요한 행정처리 역할을 맡았다. 3단계로 나눠 진행되는 에코델타시티 사업은 다음달 말 1차 사업구역 착공에 들어간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