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회가 학교 무상급식 보조금을 삭감하는것을 포함한 경남도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함에 따라 내년 신학기 학교 급식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경남도의회는 8일 제322회 정례회 5차 본회의를 열어 교육청 및 도청 소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거친 일부 수정 예산안을 가결·확정했다.

예산안 찬반 투표 결과 모두 49명의 도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청 소관 예산안은 42명(85.7%)이, 도청 소관 예산안은 44명(89.8%)이 각각 찬성했다.

먼저 교육청 예산을 보면 가장 큰 쟁점이었던 무상급식 예산의 경우 경남교육청은 당초 예산안에 무상급식 식품비 1천125억원을 세입과 세출 부분에서 똑같이 맞췄다.

이 예산은 경남교육청이 482억원(42.8%), 경남도가 257억원(22.9%), 18개 시·군이 386(34.3%)억원을 각각 부담할 것이라고 교육청은 내다봤다.

그러나 도의회는 이번 예산안 가결로 경남도 지원분 세입 예산 257억원 전액을 삭감했다.

세입 근거가 없는 세출 예산안은 지방재정법 등을 위반했다는 게 이유다.

그런데 도의회는 삭감한 예산 257억원 만큼 교육 전문직 및 교원 인건비, 학교 신·증설비, 교직원단체 관리 등 다른 항목의 세출 예산을 깎았다.

도의회는 깎은 다른 항목의 세출 예산을 무상급식비로 전용하라고 주문했지만, 교육청은 해당 부분의 예산도 필요하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도의회는 도내 18개 시·군이 지원할 예정이었던 무상급식 보조금 386억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시·군 예산 심의 권한이 없는데다 시·군의회에서 아직 예산 심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란 것이다.

시·군 지원분 예산도 경남도와 마찬가지로 시·군 등 기초 지자체가 교육청에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지난달 3일 보조금 지원 중단을 선언했고, 1주일 뒤 18명의 시장·군수도 도청에서 열린 정책 회의에서 지원 중단을 결의했기 때문이다.

도의회 예결특위가 부대 의견을 통해 "교육청은 무상급식과 관련한 시·군 전입금의 세입 결손이 발생하면 자체 재원으로 세입을 충당하라"고 밝힌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도의회는 교육청이 편성한 무상급식 식품비 세출 예산 1천125억원은 그대로 통과시켰다.

　결과적으로 도의회는 경남도와 시·군 지원분 세입 예산 643억원을 교육청이 지원받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니 해당 재원을 알아서 마련하라고 교육청에 주문한 셈이다.

경남도는 애초 교육청에 지원하려던 무상급식 보조금 257억원을 예비비로 편성했다.

이 예비비는 도의회 도청 소관 예산결산특위에서 '서민 자녀 교육지원' 예산 항목으로 신설했다.

이에 대해 노동당 소속 여영국 도의원은 반대 토론을 통해 "집행부가 편성하지도 않는 항목을 의회가 신설한 것은 지방재정법 등을 위반한 것"이라며 예산안을 부결시켜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날 오전 실·국·원장 회의에서 "가장 형편이 어려운 서민 자녀 교육비에 사용하겠으며, 특히 초·중·고등학생의 학력 향상에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남도의회의 '급식비 삭감' 예산안 확정으로 내년 신학기에 학부모들이 급식비를 부담해야 하는 등 급식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이헌욱 경남교육청 관리국장은 지난 5일 "내년도 예산이 올해보다 줄어든 상황에서 무상급식 보조금마저 삭감돼 앞으로 무상급식이 불가능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교육청 예산만으로는 내년 3월 중순까지만 무상급식이 가능하고 그 이후 학부모 부담이 발생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내년 3월 하순 또는 4월부터는 학부모의 급식비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현재로서는 도지사와 시장·군수들이 전향적으로 무상급식 보조금을지원하도록 협조를 구해 내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방법 뿐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도의회 본회의가 열리기 전에 의사당 앞에서 '친환경 무상급식 지키기 경남운동본부' 소속 시민단체 대표와 학부모 등 50여 명이 급식 관련 예산의 정상화를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한편 마창대교 자본 재구조화를 두고 운영사업자인 ㈜마창대교와 갈등을 빚는 경남도는 이날 도의회 본회의 예산안 가결을 통해 이자를 합친 지난해와 올해분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재정 지원금 예산 220억원을 확보했다.

도는 내년 2월 안에 마창대교 측에 이를 지급할 계획이다.

이로써 마창대교 측이 도의 재정 지원금 미지급을 이유로 지난 9월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제기한 중재 신청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