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구축을 위한 공사가 이르면 다음 달 착공한다. BRT가 완공되면 동래구 내성교차로에서 해운대구 올림픽교차로까지(1단계 구간) 시내버스 운행시간이 10분 이상 단축된다. 사진은 동래구 충렬대로 모습.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내성교차로~송정 2017년 완공
- 정류장 줄고 버스 위주 신호 개편
- 정시성 향상돼 승객 크게 늘 듯

- 향후 전용 2층 버스 도입하고
- 울산 무거삼거리까지 40㎞ 연결

부산 최초의 간선급행버스체계(BRT·Bus Rapid Transit)는 무엇보다 버스의 정류소 도착 시간을 지켜준다는 게 장점이다. 적어도 BRT 구간만큼은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릴 일은 없다. 조만간 1단계 1공구(원동IC~올림픽교차로) 착공을 시작으로 2017년 동래구 내성교차로~해운대구 송정삼거리(14.5㎞) 전체 구간이 준공되면, 이곳에서 울산까지 이어지는 광역 BRT도 추진된다.

■도로 위의 '왕'은 버스

BRT 구간 양방향 1차로는 중앙버스전용차로로 운용된다. 기존 버스전용차로와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 1차로에는 출퇴근 시간뿐 아니라 365일 24시간 내내 버스만 달린다. 만약 승용차가 좌회전하려면, 1차로가 아닌 2차로에서 대기해야 한다. 물론 버스도 좌회전하기 위해선 전용차로를 벗어나 잠시 2차로로 가야 한다. 1차로는 어떤 경우에도 직진하는 버스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BRT 구간 내 30개 교차로에선 모든 교통신호가 버스를 최우선으로 제어한다. 부산시는 이번 주 중 부산경찰청과 신호 제어 등을 놓고 마지막 심의를 벌인다.

중앙버스전용차로 외에도 '급행'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정류소는 도로 중앙으로 옮기고, 개수도 양방향 57곳(1단계 구간)에서 36곳으로 줄어든다. 노선별로 흩어진 정류소를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개념이다. 버스 정차 횟수가 감소하는 만큼 속도는 훨씬 빨라진다.

시의 시뮬레이션 결과 동래역~시립미술관역을 달리는 버스의 평균 속도는 현재 시속 14.8㎞에서 20㎞로 향상됐다. 통과 시간 역시 40분에서 28분으로 12분 단축됐다.

빨라진 속도는 버스의 정시성을 높인다. 승객은 버스의 정류소 통과 주기를 손쉽게 예측할 수 있다. 여기에다 정류소마다 설치된 첨단 교통정보시설은 버스의 실시간 이동 현황을 보여준다. 시는 이 밖에도 도로와 신호체계가 모두 정비되면, BRT 전용 2층 버스 도입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BRT는 완전한 모습을 갖춘다.

시는 BRT가 정착되면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43%에 그친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서병수 부산시장 임기 내인 2018년까지 53%, 2020년엔 6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광역권 연계 기반도 마련

내성교차로~송정삼거리가 인접한 울산과 BRT로 연결되는 것도 가능해진다. BRT는 원래 도심과 외곽을 하나로 잇는 개념이다. 따라서 인접한 도시 간 외곽을 광역 대중교통체계로 연계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부산은 이미 이번에 조성하는 구간을 포함해 내성교차로~울산 남구 무거삼거리(40.3㎞) 구간 BRT를 계획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3월 부산~울산 구간을 광역BRT 사업으로 의결했다. 내성교차로~무거삼거리 노선은 광역교통 수요가 많아 BRT가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BRT는 광역권뿐 아니라 부산 시내 대중교통 연계 시스템 구축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올림픽교차로에 생기는 환승센터는 버스와 도시철도 2호선 시립미술관역 간 최단 거리 환승을 유도한다. 또 민자로 추진되고 있는 도시철도 1·4호선 복합환승센터까지 건설되면, BRT는 도시철도 1·2·4호선과 미개통 구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만성 정체로 악명 높은 내성교차로~올림픽교차로 구간이 정시성이 보장되는 '교통 소통' 지역으로 탈바꿈할 기회를 맞은 셈이다.

부산시 박진옥 대중교통과장은 "국비 등 올해 사업비를 모두 확보한 상태라 정상적인 공사와 2017년 전체 구간 준공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BRT 시행 초기 운전자들이 겪을 수 있는 혼란을 줄여 최대한 빨리 체계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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