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단행위 땐 과태료 부과도

경남 양산지역에서 아파트 단지 내 광고를 둘러싼 잡음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양산신도시 A아파트 단지에서 광고 전단지를 돌리는 아르바이트를 했던 B(58) 씨는 10만 원의 과태료를 물었다. 이 아파트 단지의 광고 영업을 독점한 광고물 관리업체가 공동주택관리법을 위반했다며 B 씨를 행정기관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광고 전단지를 돌리려면 사전에 아파트 관리주체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입주자대표회의는 돈을 받고 그 권한을 광고물 관리업체에 위임했다.

가구 수에 따라 금액 차이가 있지만 양산의 경우 권한 위임 대가가 700만~1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선정된 광고물 관리업체는 자신의 업권을 지키려고 외부인의 광고영업을 차단하고 있다. B 씨는 8일 "3만 원을 벌려다 그 3배가 넘는 돈을 날렸다. 길거리에서는 전단지를 마음대로 돌리는데 아파트 안에서는 왜 안 되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아파트 단지 내 광고물 관리권 위임과 관련한 갈등도 잦다. C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입주기간 동안 월 12만 원을 받고 광고물 관리업체를 선정했다. 이에 대해 일부 입주민은 월 수천만 원의 수입이 생기는 사업을 푼돈에 넘겼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 입주민은 "관리사무소가 선정한 광고물 관리업체가 엘리베이터 광고 한 건당 월 70만 원을 요구했는데, 모두 40곳에 광고물을 부착할 수 있는 걸 감안하면 월 2800만 원의 수입이 발생한다"면서 "관리사무소가 단돈 12만 원 밖에 받지 않았다는 건 뭔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리사무소 측은 "예비 입주자 대표로 활동하던 주민과 함께 계약해 문제 될 게 없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의 광고물 관리는 현행 옥외광고물관리법 적용을 받지 않고 주민자치내규에 의해 이뤄진다"며 "행정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지만 관리사무소를 대상으로 원만한 공동주택 관리를 위한 계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