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산권 개발의 핵심인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사업이 예상치 못한 쓰레기의 발견으로 1년가량 지연된다. 부산시는 명지국제신도시 1단계 완공 시점을 올해 12월 31일에서 내년 12월 31일로 연장하는 개발계획 변경안을 고시했다고 20일 밝혔다.

시가 공사 기간을 늘려 잡은 건 1-2단계 부지에서 생활쓰레기가 무려 158만 t이나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자리는 1970, 1980년대 쓰레기매립장이 있던 곳이다. 시는 애초 이곳 103만5000㎡를 대부분 공원으로 조성하고 일부 부지에 글로벌 캠퍼스, 주민 편익시설, 공공청사 등을 짓는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터 닦기 도중 글로벌 캠퍼스 용지 등에서 방대한 매립 쓰레기가 발견돼 공사에 차질이 빚어졌다.

시는 150만 t 분량 가운데 78만 t은 과거 합법적으로 매립된 생활쓰레기이지만, 나머지 80만 t은 대파밭으로 사용되던 농경지 밑에 파묻은 불법 쓰레기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사업 현장에 처리시설을 설치해 소각 가능한 쓰레기는 바로 없애고, 나머지는 인근 매립장으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쓰레기 암초'에 용지 조성이 미뤄지면서 1-2단계 학교·연구개발(R&D) 부지 등에 시가 외국 대학과 국내외 연구소를 유치하려는 '글로벌 캠퍼스' 구상도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명지국제신도시 1단계는 448만 ㎡ 부지에 1조9086억 원을 투입해 부산시민공원보다 넓은 공원과 상업·업무·공공시설 주상복합 단독·연립·공동주택(외국인 주거지) 용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현재 주택용지 등을 만드는 1-1단계는 거의 마무리됐다. 예비지 192만 ㎡를 대상으로 국제업무시설 컨벤션시설 특급호텔 용지 등을 마련하는 2단계 사업은 조만간 착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