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부산 동래구 동래읍성 인생문 판석이 일어나 위험해 보인다. 강덕철 선임기자

10억여 원을 들여 복원한 부산 동래구 동래읍성 인생문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인생문의 성벽에 붙여놓은 화강암 재질의 판석이 일어나 손이 들어갈 만한 틈이 생겼고, 성곽 위 통로로 사용되는 계단 역시 군데군데 파손돼 보강공사가 시급한 상태다.

24일 오전 인생문 주변. 인생문 좌우로 2개의 아치형 성벽이 있는데 그중 한 곳의 성벽이 상당 부분 파손돼 있었다. 아치형으로 쌓아 올린 성벽은 철큰 콘크리트로 뼈대를 만들고 돌을 쌓아 겉면에 판석을 붙였는데 진동에 의해 성벽 돌이 밀리며 판석 일부가 일어난 것이다.

특히 인생문 설명 표지판 인근의 판석 상당수가 일어나 손바닥이 들어갈 정도다. 이와 함께 아치형 성벽 위쪽에 있는 계단으로 된 통로는 모서리마다 깨져 있었다.

동래읍성 6개 문 가운데 하나인 인생문은 임진왜란 당시 소실된 것을 동래구가 2005년 3월 11억 원을 들여 복원했다. 왜란 당시 이 문을 통해 피란을 간 사람들이 살았다고 해서 '사람을 살린 문(人生門)'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너비 50m, 높이 6m 정도 되는 성벽에 아치형 터널 두 개를 만들어 현재는 차량도 출입할 수 있다.

동래구는 지난해 8월 이 같은 사실을 알고 6개월간 '동래읍성지 인생문 주변 성벽 균열 계측 관리' 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 인생문 성벽은 ▷사용 연한에 의한 열화 현상 ▷성벽의 상부 통로 바닥 침하와 벌어짐 등으로 보수가 시급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성벽 변형에 영향을 준 주 요인은 대형차량의 통행으로 보고 있다. 대형차들이 인생문 성벽을 통과하면서 일으킨 진동에 벽돌이 외부로 밀리면서 성벽 외벽 틈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4년간 인근 아파트 공사 등으로 덤프트럭 등 대형차량들의 출입이 잦았다.

구 관계자는 "인생문 복원 당시에는 대형차량들이 이처럼 많이 다닐 거라고 예측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성벽을 복원했지만 치밀하지 못했음을 인정한 것이다.

구는 조만간 인생문 성벽 보수 공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외관상 드러난 석면 파손은 임시로 보강하고, 시에 추경예산을 신청해 성벽을 보수할 계획이다. 성벽 보수 공사에만 3억 원가량 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동래읍성 인생문은 복원 당시에도 현대식 공법으로 설계돼 전통적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비난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