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육군 예비군 훈련장에서 13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예비군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육군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4분께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52사단 송파·강동 동원예비군 훈련장에서 예비군 최모(23) 씨가 K-2 소총을 난사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총기 난사로 주변에 있던 예비군 4명이 부상했다. 이들 가운데 박모(24) 씨는 중상을 입고 삼성의료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 중 숨졌다. 윤모(24) 씨도 대수술을 받았지만 과다출혈과 허혈성 뇌손상 등으로 사망했다.

총기를 난사한 최 씨는 현역시절 B급 관심병사로 분류돼 부대를 여러 차례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최 씨는 이날 사격 훈련을 위해 탄창을 받아 한 발을 사격하자마자 갑자기 뒤돌아서 동료 예비군들에게 7발을 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이날 사건을 일으키기 전 유서를 작성했다. 유서에 "영원히 잠들고 싶다. 사람을 다 죽여버리고 나도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박증처럼 일어난다. 다 죽여버리고 나는 자살하고 싶다. 늙어가는 내 모습이 너무 싫고 나의 현재 진행형도 싫다. GOP 때 다 죽여 버릴 만큼 더 죽이고 자살할 걸 기회를 놓친 게 너무 아쉽다"고 적었다.

사건 발생 당시 현장에는 대위급 간부 3명과 현역병 6명이 사격 훈련을 통제하기 위해 배치돼 있었다. 육군은 이들이 사격 훈련 통제를 소홀히 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한편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8)와 배우 정석원, 젝스키스 출신 연기자 장수원 씨 등이 이날 총기사고가 발생한 예비군 훈련장에서 훈련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싸이 측 관계자는 "싸이가 오늘 오전 해당 훈련장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다가 오후 스케줄로 인해 군 당국의 협조하에 조퇴한 지 20분 만에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