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지난 6일 발생함에 따라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몸에 이상을 느낀 이후에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식당이나 약국 등으로 자유롭게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부산시는 확진 환자와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는 등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시는 7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박모(61) 씨가 부산지역 첫 메르스 확진자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시는 이와 함께 박 씨의 이동 경로와 방문 병원을 전격 공개했다. 시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달 26~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 옆에 입원해 있던 친척을 조카(62번 확진 환자)와 함께 간호했다. 지난달 28일 이 친척이 사망하자 조카와 함께 경기도 부천의 한 장례식장으로 이동해 장례를 치르고 지난 1일까지 부천에 있는 누나의 집에서 머물렀다. 그 이후 박 씨는 지난 2일 오전 9시46분 광명역에서 KTX를 탄 뒤 낮 12시12분 부산역에 도착했고 도시철도 1호선을 이용해 사하구 괴정동 집으로 돌아갔다.

지난 1일 이상 증세를 느껴 부천의 한 의원을 방문했던 박 씨는 2일 유사 증상으로 집 근처 대선약국을 찾았으며 3일에는 사하구 임홍섭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의원 측은 박 씨가 서울에 다녀왔고 고열 증상이 있자 동아대병원으로 갈 것을 권유했으며, 박 씨는 이날 오후 3시40분께 동아대병원에 도착, 진료를 받았다. 동아대병원 의료진은 박 씨가 고열만 날 뿐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이 없고 확진자와 접촉한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날 밤 10시 10분께 귀가 조치했다.

그 이후 시는 지난 5일 밤 경기도 부천 소사보건소로부터 박 씨의 조카가 의심 환자로 분류돼 검체를 확인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고, 이날 밤 11시40분 해당 보건소에서 박 씨의 집을 방문했다. 검사 결과 정상 체온으로 나와 박 씨를 집에 놔둔 후 돌아왔다. 그러나 6일 오전 9시10분께 소사보건소에서 박 씨의 조카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은 뒤 박 씨를 격리병원으로 이송했으며, 6일 오후 5시30분께 시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 결과 1차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시는 지난 6일 오전 11시50분께부터 박 씨의 부인을 자택 격리시켰으며, 박 씨가 양성 판정을 받은 다음 날인 7일 오전 11시50분께 격리병원으로 이송했다. 시는 보건환경연구원 검사 결과 박 씨 부인이 음성인 것으로 1차 진단돼 일단 가슴을 쓸어내렸다. 또 박 씨를 검사했던 임홍섭의원 의료진 등 5명과 동아대병원 10명 등 총 23명을 자택 격리했으며 박 씨를 태웠던 택시기사를 추적하고 있다. 또 박 씨가 탔던 KTX와 도시철도 동승자도 확인하는 등 직·간접적 접촉자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7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시에서 알려드리는 상황과 경로, 동선을 충분히 참고해 적극적인 확인과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메르스 확진 환자 명단에 박 씨가 누락되면서 보건 당국의 확진 판정 지체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박 씨의 검체를 이송한 지 20시간 만인 이날 오후 5시께가 되어서야 박 씨의 메르스 확진 판정 결과를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