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공원 상설 공연장에서 지역 재즈 밴드가 공연하고 있다. 부산시민공원 제공

- 벼룩시장 등 시민 참여 더하자
- 송상현 광장도 이용객 증가세

부산시민공원과 송상현광장이 달라졌다. 단순히 휴식 공간으로 여겨졌던 지역 대표 공원에 문화인의 열정과 시민 참여가 더해지면서 시민공원다운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17일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이달 시민공원에서 벌어지는 문화행사는 총 107개로 하루 평균 3개 이상 열리고 있다. 특히 사람이 많이 찾는 주말이면 최대 10개도 열린다. 지난해 개장 초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각종 단체의 전시회부터 공연예술시장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이 외에 마술교실과 생태이야기 등 시민강좌 역시 신청 시작과 동시에 마감되기 일쑤다.

분위기가 달라지자 공단은 지역 예술가를 초빙해 수준 높은 공연도 마련한다. 시설공단은 19, 20일 잔디광장과 미로정원에서 제1회 재즈페스티벌을 연다고 밝혔다. 이 행사에는 지역 재즈연주자들을 중심으로 20여 팀이 출연한다. 이미 한국에서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보컬 JK김동욱과 미국 버클리음대 교수로 재직 중인 기타리스트 토모 후지타가 국내 정상급 세션맨인 서영도, 이정훈 연주자와 함께 '토모후지타 코리아트리오'로 무대에 오른다. 토모 후지타는 'Gravity' 'Stop the Train' 등 감성적인 블루스곡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기타리스트 존 메이어의 스승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민공원과 재즈페스티벌 주최 측은 여기에 '부산 재즈'를 가미했다. 열악한 부산 재즈계가 시민들과 만날 수 있게 해 '부산 재즈'의 저변을 넓혀보자는 의미다. '페이지원' '위나' 등 오랫동안 부산에서 활동한 음악가들과 함께 남성 재즈보컬 잠바(Jambe) OJ의 공연을 만날 수 있다. 18인조 재즈 빅밴드인 AEOB빅밴드, 망고프롬 등도 출연한다. '부산 재즈' 공연의 '종합선물세트'인 셈이다.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김종걸과 록밴드 쥬드 출신 보컬 이상 등도 출연해 장르적 다양성을 더했다. 시민공원 이정필 공연감독은 "'시민공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역 음악가들을 최우선 섭외해 공연을 연다"며 "부산 재즈판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민공원 최진욱 팀장은 "메르스로 감소세를 보였던 이용객들이 최근 서서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는 시민공원 측이 적극적으로 유치한 문화행사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부산시민공원의 자매 공원격인 송상현광장에서는 매주 토·일요일이면 버스킹 공연이 지나가는 시민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매주 토요일이면 '지구인 시장'이라는 이름으로 벼룩시장도 열린다. 잔디만 있다는 비아냥을 들은 송상현광장에 사람이 모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기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시민과 소통을 계속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