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멸시효 지나 소송은 어려울듯

부산 동래읍성지 인생문 부실공사 의혹(본지 지난 9월 18일 자 8면 보도)이 사실로 드러났다. 시공사가 설계와 다른 공사기법으로 2억 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챙겼고, 감사 의무가 있는 동래구는 이를 막지 못했다.

부산시 감사관실은 지난달 17일 붕괴된 동래읍성지 인생문 성벽을 조사한 결과 시공사가 설계와 다른 재료와 시공방법으로 공사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18일 밝혔다.

감사 결과 인생문 성벽은 설계와 실제 공사 방식에서 큰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설계상에는 성벽 뒷 채움석(내부)을 자연석으로 서로 맞물리게 쌓도록 돼 있지만 실제 공사에서는 작은 깬돌들로 채워 넣었다. 또 성벽 돌을 단단하게 고정하기 위해 돌 표면을 거칠게 마무리하도록 설계했으나, 실제로는 보이는 부분만 거칠게 처리했다.

돌의 면끼리 맞닿는 부분은 접착제로 붙여 시공한 흔적까지 발견됐다. 시 감사관실 측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채움석들이 다져지고, 마찰력이 부족한 성벽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부실공사로 얻은 시공사의 부당이익은 2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시는 구에 시공사를 사법기관에 고발하고, 관리 부실 책임을 물어 담당 직원 3명에 대해 징계하도록 요구했다. 아울러 부당이익을 환수하도록 촉구했다. 하지만 시공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10년)가 이미 지났기 때문에 소송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동래읍성 6개 문 가운데 하나인 인생문은 임진왜란 당시 소실된 것을 2005년 11억32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복원했으나, 부실공사로 10년 만에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