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에서 승객 77명을 태운 시내버스가 트럭과 충돌한 뒤 도롯가에 멈춰 서 있다. 부산시 소방안전본부 제공

- 10명 부상…대형사고 이어질 뻔
- "배차 조정·증차 등 대책세워
- 신도시 급증 인구 반영해야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에서 승객 70여 명을 태운 '콩나물시루 버스'가 출근길 교통사고를 냈다. 큰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번질 뻔했다. 부산시의 버스 정책이 폭발하는 신도시의 수요를 살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9일 오전 7시58분께 기장군 정관읍 정관정형외과 앞 편도 4차선 도로에서 철마면 방향으로 운행 중이던 부산 1010번 좌석버스(운전자 장모·51)가 반대편 차선에서 신호를 받고 유턴하던 1t 트럭(김모·34)을 들이받았다.

버스는 트럭과 2차로에서 충돌하며 10m를 미끄러져 나간 뒤 4차로 오른쪽 인도 펜스를 들이받고 멈춰 섰다. 경찰은 모전리 방향에서 달려오던 버스가 신호를 위반하고 직진하면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77명 중 김모(33) 씨 등 10명이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가운데는 중고생 다수와 임산부가 포함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9일 버스기사 장 씨를 신호위반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기장경찰서 교통조사계 관계자는 "버스가 과속했다면 승객들이 크게 다치는 대형 사고가 벌어졌을 것"이라면서 "다행히 속도가 느려 승객이 많이 다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1010번 버스는 기장군 장안읍 가동마을과 부산진구 서면을 하루 90차례 왕복하고 있다. 승차 정원이 44명이다. 그러나 출근·등굣길 승객이 몰리면서 이날 정원보다 33명 더 많은 승객을 태웠다. 해당 버스업체 관계자는 "바쁘게 출근하려는 승객에게 탑승 거부도 못하는 노릇"이라며 "정관신도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 정원을 초과한 버스를 운행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털어놨다.

해당 버스업체는 애초 20분 간격으로 1010번 버스를 운행하다가 3년 전부터 10~15분으로 배차 간격을 조정했다. 오는 28일부터 이 노선 버스를 한 대 더 늘려 총 16대의 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