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내년도 일반회계 예산에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에 필요한 예산 977억 원을 전액 편성했다. 당장 내년 초 예고됐던 '보육 대란'은 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의회의 예산 심의 과정에서 지자체와 시교육청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16일 부산시와 교육부 등에 따르면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 중 대전과 세종, 경기, 충북, 충남을 제외한 부산(977억 원) 서울(3807억 원)등 12개 시도에서 내년도 일반회계 예산에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필요한 예산을 전액 편성했다.

누리과정 보육료는 교육청이 예산을 편성해 광역지자체에 이를 넘겨준다. 실제 집행을 담당하는 부산시에서 예산을 편성한 만큼 교육청이 당장 예산을 편성하지 않더라도 시 재원으로 누리과정을 우선 집행할 수 있다.

교육청의 예산 교부를 염두에 두고 집행 예산을 편성한 지자체는 지난해 정부가 목적예비비로 예산을 일부 지원하고 각 교육청이 예산 편성을 했던 것처럼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부산시 관계자는 "내년 1월 말부터 어린이집 누리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누리과정 파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내년도 예산에 편성할 수밖에 없다. 다음 달 시의회의 예산 심의과정에서 교육청의 예산안이 변경되거나 내년 추경예산에 반영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일단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시와 교육청의 예산안이 어떻게 바뀔지 지켜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누리예산 문제는 정부가 해결책을 내놓지 않으면 지자체와 시교육청의 보육 예산 떠넘기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