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명의 희생자를 낸 501오룡호 침몰 참사가 발생한 지 1주년이 됐다. 하지만 그 아픔과 상처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1일 오전 '501오룡호 순직 선원 추모식'이 열린 부산 영도구 동삼동 태종대 유원지 입구 순직선원위령탑. 이날 추모식에 모인 이들의 표정은 숙연했다. 참석 선원들은 하나같이 "선원과 유가족이 아직 트라우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동료와 가족을 잃은 슬픔이 평생 따라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식에는 사조산업 김정수 대표이사와 임직원 24명, 전국원양산업노조, 어선통신사협회 등 관계 기관 단체 소속원 등 총 45명이 참석해 희생자를 애도했다. 김 대표이사는 추도사를 통해 "순직 선원의 가족과 친지에게 큰 아픔을 드렸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안전 조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위로했다.
하지만 정작 유가족은 참석하지 않아 당시 사고가 남긴 상처를 짐작하게 했다. 전국원양산업노조 채규종 위원장은 "행사 소식을 뒤늦게 듣고 급하게 동참했다"며 "유족 보상이 마무리된 것으로 아는데, 참석하지 않은 것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사조산업에 따르면 현재 유가족에 대한 보상은 마무리됐으며, 희생자 1명에 대해서만 가족 내 결정이 끝나지 않아 보상금이 공탁돼 있다. 사조산업 수산업무팀 김광호 부장은 "책임을 가리는 재판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에서 유가족을 부르기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일등 항해사였던 선원의 부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위령탑 행사 통보를 받지 못했다. 차마 제사도 지내지 못했는데, 무슨 이야기를 또 하겠느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지난 10월 부산지검은 사조산업 전·현직 임직원 11명을 불구속기소했다. 1심 첫 공판은 오는 11일 부산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