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원 재정운용 실태 감사 결과
- 부전도서관 관련 공무원 징계도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사업 장기화를 초래한 '학교정화구역 내 호텔 건립' 시도가 애초 잘못된 행정이었다는 감사원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요트경기장 재개발 사업이 차질을 빚는 데 직접적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감사원은 22일 '지방자치단체 재정운용 실태' 감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시에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시는 2008년 3월 A컨소시엄으로부터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민간투자사업(총사업비 1623억 원)을 제안받았다. 또 2010년 10월 A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지난해 3월 실시협약을 맺었다. 시는 이 과정에서 초등학교로부터 70m 떨어진 곳에 325실 규모의 마리나 호텔(건축 연면적 2만4128㎡)을 설치하는 도시관리계획을 결정했으나, 학교보건법에 따른 정화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

이후 A컨소시엄은 호텔 건립을 위해 해운대교육지원청에 호텔시설 설치 금지 해제심의를 신청했으나, 정화위원회에서 부결된 데 이어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에서도 기각됐다. 이 때문에 원래 올해 완공 예정이었던 사업은 아직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감사원은 이 사업이 중단되면 컨소시엄이 투입한 자금을 시가 물어주게 돼 있어 예산 낭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는 현재 A컨소시엄과 함께 호텔 위치를 변경해 사업을 재추진하고 있지만, 실시계획 승인 신청 기한인 내년 3월 18일까지 남은 기간이 빠듯한 상황이다.

시와 부산진구청은 2012년 11월에 시립부전도서관 재건축 사업을 하면서 시정조정위원회와 시의회의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고 민간사업자와 실시협약을 체결했다가 사업 지연으로 인해 부산진구청이 26억 원을 물어주는 일도 발생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절차를 무시하고 도서관 재건축 사업을 추진한 시와 부산진구청 직원 5명을 징계 처분하라고 요구했다.

시는 또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일선 구·군에 지급해야 할 1328억 원의 국고보조금(조정교부금) 가운데 1188억 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도는 2010회계연도부터 2014회계연도까지 일선 시·군에 줘야 할 조정교부금 3443억 원을 지급하지 않았고, 4405억 원도 1년 가까이 지연해 교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시와 경남도에 일선 기초자치단체의 재정이 열악한 만큼 조정교부금을 빨리 지급할 것을 통보했으나, 경남도의 경우 2098억 원은 지급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이건식 김제시장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선거운동을 도와준 고향 후배의 청탁을 받고 수의계약 또는 1억 원 미만 분할 구매 등의 방식으로 16억 원어치의 가축 보조사료를 구매한 사실을 적발하고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