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사장 출신 홍만표도 곧 소환
- "전관 병폐…제한규정 강화해야"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51·구속 수감) 대표를 둘러싼 법조비리가 '정운호 구명 로비 게이트'로 점화하고 있다. 전방위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최유정(46·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은 가운데 또 다른 핵심 인물인 검사장 출신의 홍만표(57·연수원 17기) 변호사가 '친정'에서 수사를 받을 전망이다.

이번 사건으로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의 수임료가 수십억 원대에 달한다는 내용이 드러나면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법조계는 상대적 박탈감 속에 전관예우를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유정 구속…홍만표 소환 임박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정 대표 등에게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 불법 변론 활동을 벌인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최 변호사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최 변호사는 정 대표와 이숨투자자문 실질대표인 송모(40·구속 수감) 씨에게서 재판부와의 교제나 청탁 목적으로 각각 50억 원 총 100억 원대의 부당한 수임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된 정 대표의 항소심 사건을 맡아 "보석 또는 집행유예로 나올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50억 원의 수임료를 받은 혐의도 있다. 최 변호사는 항소심 구형량을 줄이려고 사법연수원 동기인 서울중앙지검 S 부장검사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대표가 원정도박 혐의로 경찰과 검찰 수사를 받을 때 변론한 홍 변호사를 이르면 다음 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홍 변호사는 변호사법 위반 및 탈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09년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 시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관련된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했다.

■"전관 수임 제한 강화해야"

전관 출신의 이 같은 막대한 수임료가 알려지자 지역 법조계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40대 변호사는 "물론 전관 출신들의 수임료가 높다는 것을 모르는 변호사들은 없지만 이 정도인 것을 보고 놀랐다"며 "정말 딴 세상 이야기여서 탄식만 나올 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경력 5년 차 변호사도 "수임료 500만 원 이상 사건이 들어오면 다소 들떴는데, 이번 사건을 보고 생존경쟁은 나만 하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관예우 논란의 '뇌관'인 수임제한 규정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게 법조계의 의견이다. 조용한 부산변호사회장은 "전관예우와 과다 수임료 논란을 근원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법관이나 검사가 퇴직할 때 근무하던 기관의 사건을 1년간 수임하지 못하도록 한 현재 규정을 강화해 적어도 5년간은 퇴직 때 소속 고등법원 관할 사건을 수임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