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관광 오는 이슬람교인

-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내 설치
- 돼지고기 취급 안하는 업소들
- 무슬림 친화식당 참여도 유도

# 단체로 부산 찾는 중국인

- 여객터미널 유리한 입지 이용
- 소림사 내 대규모 식당 수리해
- 사찰음식 전문점 만들 예정

관광도시 부산의 명성을 높이기 위한 이색 마케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전 세계 관광업계 큰손으로 떠오른 무슬림 관광객을 위한 기도시설 등이 잇따라 들어서고,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사찰음식 전문점도 생긴다.

■이슬람 관광객 모시자

부산시와 한국공항공사는 이슬람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시는 동구 초량동 부산관광협회 사무실에 부산을 찾는 무슬림(이슬람교인)을 위한 기도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부산에 무슬림 기도실이 있는 곳은 현재 금정구 남산동 이슬람 성원이 유일하다.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도 국제선 청사에 이슬람 관광객을 위한 공용 기도실을 마련한다. 공항공사는 현재 확장공사를 진행 중인 국제선 청사 B 구역 공간 일부를 할애해 이슬람 관광객이 기도할 수 있는 기도실을 오는 7월까지 만들 계획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이슬람 관광객을 위한 식당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다음 달 부산지역 무슬림 친화식당사업 설명회를 열고 할랄푸드(이슬람 율법상 하자가 없는 식품)를 취급하지 않더라도 돼지고기를 팔지 않는 식당이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이처럼 이슬람 관광객을 위한 기반시설 확충에 나선 것은 한국을 찾는 무슬림 숫자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의 통계를 보면, 2005년 이슬람협력기구(OIC) 소속 국가 입국자는 20만 명이었지만 지난해는 60만 명으로 10년 새 3배나 늘었다. 무슬림 인구가 전 세계 16억 명에 달하고, 지하자원을 토대로 경제력과 소비력이 우수해 중국 요우커에 이어 큰손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 허정 관광기획팀장은 "동남아 이슬람 관광객이 의료 관광 등을 통해 부산에 많이 들어오는 추세"라며 "이들이 관광하면서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기반시설부터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찰음식으로 유커 잡자

동구는 초량동 있는 소림사와 협력해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전통 사찰음식 전문점을 열기로 했다. 소림사가 보유한 대규모 식당(400명 수용) 시설을 리모델링해 관광객이 이용하는데 불편하지 않게끔 하고, 경주에서 사찰음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자운사 혜연 스님에게 요리법을 배워 사찰음식 전문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동구는 대형 크루즈가 입항하는 부산국제여객터미널이 있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유리하지만, 단체 손님을 수용할 만한 대규모 식당이 마땅치 않아 '머무는 관광'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소림사와 손잡고 외국인 관광객이 머물며 한국의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사찰음식 전문점을 구상하게 됐다.

동구는 외국인 단체손님 상당수가 중국 관광객인 점을 고려해 중국 전문 여행사와 여행객 모집에 협력하기로 했다. 사찰음식 전문점은 식당 공사와 영업 준비 등을 거쳐 올해 안에 열기로 했으며, 오는 27일 혜연 스님과 함께 연자죽 등 사찰음식 시식회를 열어 메뉴 선정에 들어간다.

동구 김세환 문화체육관광과장은 "지역 자원을 활용해 전통문화를 알리고 나아가 주민의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용 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