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로비 의혹에 연루된 홍만표 변호사의 수임 실태가 하나씩 확인되고 있다. 기업 총수 일가나 카지노 업자 비리부터 서민을 등친 저축은행 부패 사건까지 맡은 사실이 줄줄이 확인됐다.
연간 9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챙기면서도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비리 척결의 중심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 출신이 "도를 넘어 돈만 추구했다"는 비난이 거센 이유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홍 변호사는 2011년 9월 개업한 직후 대형 사건을 대거 수임했다. 2013년에는 CJ그룹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를 기소된 전군표 전 국세청장을 변호했다. 그는 국세청 차장 시절에 CJ그룹에서 미화 30만달러와 함께 프랭크뮬러 손목시계(구매가 3천570만원)를 받은 혐의로 당시 재판을 받았다.
2014년에는 1조3000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해 투자자 4만여 명에게 피해를 준 혐의로 기소된 현재현 전 동양그룹회장 사건도 맡았다. 홍 변호사는 당시 정식 선임계를 내지 않은 채 변론한 의혹 탓에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몰래 변론'은 수임 명세가 축소되고 현금 거래가 잦아 탈세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현 전 회장을 최근 참고인으로 불러 홍 변호사 선임 여부와 수임료를 조사했다.
현 회장의 부인인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 사건도 홍 변호사가 선임계 없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재산 가압류를 피하려고 고가 미술품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방산비리에 연루된 기업체 사장의 재산 국외 도피 사건도 지원한 의혹도 있다.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납품 사기로 기소된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은 회삿돈 90억원을 외국으로 빼돌린 혐의로 추가기소 위기에 처했다. 당시 홍 변호사는 일광공영의 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폴라리스의 법률고문을 맡아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담보가치가 없는 미분양 상가 등 부실담보를 잡고 4천480억원대 대출을 해줘 은행에 손해를 끼친 현대스위스저축은행(현 SBI저축은행) 김광진 회장 사건도 홍 변호사에게 돌아갔다.
홍 변호사가 승승장구한 데는 검사 시절 특수부 경력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법조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디지털뉴스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