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부산시장이 국토교통부가 진행 중인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이 불공정한 용역으로 드러난다면 최종 입지 발표 전이라도 '불복 선언'을 하고 독자적인 신공항 건설 추진을 하겠다고 8일 밝혔다.

	서병수(오른쪽) 부산시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새누리당 부산시당과 부산시의 당정회의에 참석해 가덕신공항 유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서 시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정회의 참석 이후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용역 결과가 불공정하게 왜곡돼 나온다면 승복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고, 발표 이전이라도 불공정한 용역의 증거가 드러날 경우에는 그 즉시 불복을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강경 발언은 용역이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정부에 공정한 용역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한편 정치권의 개입 등 불공정한 요소가 확인되면 언제든지 불복 선언을 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 시장은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고정장애물(산봉우리)의 평가항목 누락과 국토부 정책수립라인에 포진된 대구·경북(TK) 인사를 거론하면서 "(용역이)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정치적, 정무적으로 결정되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불공정한 용역에 강한 반감을 내비쳤다.

불공정한 용역에 대한 정부 책임론도 제기했다. 서 시장은 이 방송에서 신공항 가덕 유치 실패 시 시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 번 천명하면서 불공정한 용역이 이뤄질 때는 "국토부 관계자 모두가 사표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 국토부를 언급했지만, 정부를 직접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 시장은 "'정치적인 장난'으로 용역 결과가 왜곡된다면 그 후폭풍은 정부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승복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올 때는 시민들의 힘을 모아 독자적인 민자공항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아직은 국토부와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용역을 진행할 것으로 믿고 있다"며 "공항의 안전성과 직결되는 고정장애물의 평가항목 누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부산시당 김세연 시당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열린 당정회의에서 "가덕신공항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마지막 순간까지 시민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새누리당이 신공항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면 부산에서 완전한 지지 철회가 있을 것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그에 걸맞은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