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설계도 손놓고 2년째 '끙끙'
- 시, 내부적으로 포기방안 검토

부산시의 랜드마크가 되기를 기대하며 추진했던 중구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리모델링사업이 안전성 문제로 좌초 위기에 놓였다. 시가 2년 전 국제공모를 통해 선정한 리모델링 안을 포기하는 방안까지 논의하고 있다.
부산시는 2014년부터 추진한 용두산공원 부산타워(높이 120m) 리모델링사업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부산타워 리모델링사업은 1973년 세워진 부산타워의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고, 상징성을 살려 원도심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으로 추진됐다.

해당 사업을 위해 시는 2014년 2월 1억600만 원을 들여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리모델링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해 DA그룹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의 출품작을 1등으로 결정했다. 상금 3만 달러(한화 약 3500만 원)와 실시설계 우선협상권을 부여하는 조건이었다. 당시 1등 당선작 이외에도 2등과 3등에게 각각 1만 달러와 5000달러를 지급했다.

계획대로라면 이듬해인 지난해부터 1등 당선작을 토대로 사업을 추진해야 했지만 현재 답보 상태다. 공모 후 2년 째지만 실시설계는 시작도 못했다. 본지 취재 결과 안전성 문제로 리모델링 안을 기존의 부산타워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설공단이 전북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진행한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내풍 안전성 평가 및 풍속 하중 산정에 관한 학술용역'을 보면 리모델링 안은 현 부산타워보다 풍하중이 배(노풍도 C 가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풍하중은 물체가 바람에 부딪힐 때 발생하는 하중을 말한다. 리모델링 안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전망대를 떠받치고 있는 기둥도 보강할 필요가 있다.

시 관계자는 "리모델링 안은 타워전망 시설을 확대해 현재보다 규모를 키웠다"며 "풍하중 문제 말고도, 현재의 기둥으로는 1200t 규모의 전망시설(리모델링 안)을 견디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1억 원 상당을 들인 국제공모가 헛수고가 될 우려에 놓였다.

시는 현재 내부적으로는 리모델링 안을 포기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부산타워에 리모델링 안을 적용하지 않는 방향까지 염두에 두고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 연말까지 어떻게든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 공무원들이 허남식 전 시장이 추진했던 부산타워 리모델링사업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리모델링사업 추진 일지 2014년  2월 26일 (사)부산국제건축문화제조직위원회 주관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리모델링 국제설계공모 실시 2014년  5월 30일 1위 당선작에 DA그룹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출품작 선정(상금 3만 달러·실시설계우선협상권) 2016년  6월 리모델링 안이 기존 부산타워 전망대에 비해 풍하중 배·무게 10배로 안전문제 지적 올 연말까지 사업 재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