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는 상습 침수지역에 위치
- 주민들 딴 곳으로 이전 요구
- LH "아직 조성 확정 단계 아냐"

오는 2020년까지 경남 진주시 정촌면과 사천시 용현면 일대 각각 82만 ㎡에 조성될 항공국가산업단지 사업지(진주지구) 구획이 주변 여건을 무시한 채 이뤄지는 바람에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주민들은 자투리 땅이 대량 발생해 토지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개선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진주와 사천에서 항공국가산단 사업 추진 관련 주민설명회를 잇달아 열었지만, 설명회는 성토의 장이 됐다. 주민들은 "항공국가산단 진주지구 사업예정지가 하천이나 주변 지형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결과 일부 사업지는 가축의 뿔처럼 튀어나와 있다. 이 때문에 사업지 주변에 자투리 땅이 많이 발생해 토지의 효율성마저 떨어뜨리게 된다"고 반발했다.

사천시와 진주시 경계지역에서 이 같은 문제점은 더욱 두드러진다. 사천지역에 조성되는 대동산단과 축동산단, 항공국가산단 진주지구 사업예정지 사이에 낀 일부 지역(5만여 ㎡)이 그런 경우다. 이 일대는 임야와 과수원 밭 등으로 이뤄져 있는데, 주민들은 항공국가산단과 사천지역 산단 두 곳이 들어설 경우 토지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항공국가산단 진주지구 하단부인 남해고속도로 사천IC 부근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일대는 집중호우 시 사천만 만조와 겹치면서 침수 피해와 범람이 되풀이되는 지역이다. 2004년 태풍 '매미' 내습 당시와 2012년 7월 시간당 최고 55㎜의 집중호우 때 사천IC 옆 고속도로와 국도가 모두 침수되는 큰 피해가 나 이후 고속도로와 국도를 지금의 높이로 맞추는 공사를 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이 지역의 침수 피해를 막으려면 현 상태보다 2, 3m 이상 성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주시 정촌면 예하리 목과마을 37세대 주민들은 항공국가산단 사업지 편입과 관련해 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집단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애초 계획에 없던 항공산단 부지 내 편입으로 피해를 보게 됐다. 항공산단 조성지를 마을 인근 농지가 아닌 야산으로 옮기든지, 만약 편입이 불가피하다면 이주단지를 항공산단 안쪽이 아닌 주민들이 희망하는 예하리 강주연못 등 뿌리산단 부근으로 바꿔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아직 항공국가산단 사업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만큼 추가로 주민 의견을 서면으로 받아 산단 조성 사업계획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LH는 올해 말 국토교통부의 항공국가산단 사업계획 승인, 내년 하반기 토지 보상 등을 거쳐 오는 2018년 1월부터 본격적인 항공산단 조성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