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단위 선호 회센터는 울상
부산 광안리해수욕장과 인접한 민락수변공원을 방문하는 이들의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인근 상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4일 민락수변공원 주변 상인과 일대 치안을 살피는 경찰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수변공원을 방문하는 젊은이가 부쩍 늘었다. 원래 수변공원에는 포장된 회를 놓고 술잔을 기울이는 장년층 또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았다. 오범석 광민지구대장은 "수변공원은 온라인 공간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10, 20대가 몰리는 공간으로 변했다. 하나의 거대한 클럽 같다"고 말했다.
전체 방문객은 늘어났지만 인근 상권의 희비는 엇갈린다. 이날 밤 수변공원에서는 회센터 한쪽에 자리한 치킨 가게 앞에 젊은이들이 몰렸다. 가게 주인은 "손님이 늘었다. 본래 치킨만 팔았는데 파전을 찾는 젊은이들도 많아 올해 메뉴를 추가하고, 간단한 과자도 팔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울상을 짓는 쪽은 수변공원의 대표 먹거리인 활어회 등 해산물을 파는 상인들이다. 수변공원 앞 회센터에서 활어회를 파는 성진하(여·46) 씨는 "장년층이나 가족 단위 방문객과 비교하면 최근 급증한 젊은 방문객은 구매력이 약한 편"이라며 "이들은 치킨이나 파전 등 비교적 저렴한 안줏거리에 몰리는 추세"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근처 해물찜집에서는 "젊은이들은 수변공원 분위기만 즐기고 2, 3차는 해변 카페 등 다른 곳으로 간다"는 푸념도 들을 수 있었다.
술판을 벌이려는 10대까지 몰리면서 수변공원 인근 편의점에는 신분증 위변조 도용 감별기(사진)를 설치한 곳도 등장했다. 이 기계는 위조되거나 분실신고된 신분증을 읽어내는 것으로 위변조 신분증을 사용해 술이나 담배를 사려는 청소년이 늘면서 설치됐다. 수변공원 인근 편의점 10곳 중 4곳이 감별기를 설치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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