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검찰의 대대적인 해운비리 수사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형을 받았던 한국선급(KR) 오공균(65) 전 회장이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오 전 회장의 핵심 공소사실 가운데 하나인 업무상 배임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주호 부장판사)는 뇌물공여 및 업무상 횡령, 공용서류 손상, 배임수재, 업무상 배임, 제3자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오 전 회장에게 징역10월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1심이 무죄로 판단한 오 전 회장의 업무상 배임 혐의 등과 관련한 검찰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하고 이같이 선고했다.

오 전 회장은 2012년 9월 부산에 한국선급 본사를 신축하면서 사옥에 전시할 서예작품을 구입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한 점에 10만 원가량에 불과한 서예작품 6점을 8700만 원에 구매하도록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다. 하지만 항소심도 오 전 회장의 뇌물공여와 배임수재, 제3자뇌물수수 혐의를 무죄로 본 원심은 유지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기호나 인맥 등을 충족하거나 넓히기 위해 작품 가치가 거의 없는 서예작품을 시세보다 현저히 비싼 가격에 구입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며 "한국선급 회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공적 역할을 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인 한국선급의 재산을 침해한 점 등에서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오 전 회장을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