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13일 10명이 숨진 울산 관광버스 화재사고를 낸 운전기사를 구속한 데 이어 수사의 칼끝을 관광버스 회사와 대표에게로 돌리고 있다.

18일 울산 울주경찰서에 따르면 사고 관광버스 운전기사 이모(48) 씨를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한 데 이어 소속 회사인 울산 태화관광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버스 운전사 안전교육 여부와 운행 및 정비 관련 기록 등을 압수해 위반사실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 또 운전기사 채용과정과 처우, 노동 강도 등도 조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관광버스회사 대표 이모 씨도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울주서 관계자는 "대표 소환은 참고인이 될지 피의자 신분이 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압수수색 자료와 감식자료 등을 분석한 후에 결정할 것"이라며 "일단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도 이번 사고의 책임을 물어 태화관광에 버스 4대의 등록을 취소하는 감차 조처를 하기로 했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는 전세버스 업체가 10명 이상 사망 사고를 냈을 경우 차량 4대의 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태화관광은 현재 총 68대의 버스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유족들은 이날 분향소를 방문한 김기현 울산시장에게 "다시는 이런 끔찍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세워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태화관광 대표에 대한 구속수사 없이는 장례절차를 진행하지 않겠다"면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