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최순실 씨가 미리 받아봤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25일 부산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주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는 온종일 '하야' '탄핵' '최태민'과 같은 '최순실 게이트' 연관 검색어가 상위권을 점령했다.

25일 도시철도 1호선 교대역에 나붙은 '최순실 게이트' 비난 대자보. 서순용 선임기자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은 박근혜도 십상시도 아닌 최순실이었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참여연대는 "스스로 국정을 운영하지 못하고 최순실 씨에 맡긴 박근혜 대통령은 더는 대통령이 아니다"면서 "스스로 물러나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부산민주행동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26일 오후 1시 부산역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 요구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 시민단체는 보도자료에서 "훗날 역사의 한 페이지에 '모두가 엉망이었지만 마지막 결단력은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 대통령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야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부산도시철도 1호선 교대역 출입구에는 '대한민국 왕정국가인 줄 알았는데 신정국가였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전직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박 대통령과 최 씨를 비판한 익명의 대자보는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민중총궐기대회 참가도 촉구했다.

온라인에서는 박 대통령의 사과는 의혹 해소에 충분하지 못하다며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네이버의 한 누리꾼은 "대통령의 사과를 사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어떻게 민간인이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볼 수 있었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적었다.

온라인에서 '탄핵'이란 단어가 화제가 된 것은 서울대 조국 교수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SNS에 언급하면서부터다. 조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 탄핵을 말하는 분들이 많다. 정치적 분노의 표현"이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박호걸 이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