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m 옮기는데 1000만 원 또 투입

부산 동래구가 명륜1번가를 홍보하는 대형 조형물(사진)을 인도에 설치했다가 11개월 만에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로 해 혈세 낭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동래구는 지난 1월 부산도시철도 동래역 2번 출구 인도에 설치했던 '명륜1번가' 조형물을 50m 떨어진 2번 출구 옆 육교 아래 자전거 보관대로 옮기는 공사를 한다고 2일 밝혔다. 이전 비용은 1000만 원이다.

앞서 동래구는 예산 6000만 원을 들여 지난 1월 '명륜1번가'라고 적힌 길이 13.84m의 조형물(높이 3.99m)을 현재의 위치에 설치했다. 폭이 1.5m도 안 되는 인도에 커다란 조형물이 들어서자 통행을 방해한다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됐다.

조형물 바로 옆에는 마을버스 정류소까지 있어 도시철도와 마을버스 이용자들이 부딪히기 일쑤였다. 주민 A(여·56) 씨는 "안 그래도 좁은 인도 중간에 커다란 조형물이 있어 불편했다. 차도로 지나가는 사람도 많았다"고 말했다.

SNS에도 성토의 글이 잇따랐다. 지난 4월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공감'에서는 조형물의 설치를 두고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한 네티즌은 "주민들이 불편을 겪을지 정말 몰랐나. 왜 돈을 쓸데없는 데 쓰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동래역 2번 출구부터 메가마트 동래점으로 이어지는 명륜1번가는 하루 평균 6만여 명이 지나다닌다. 동래구 관계자는 "동래구청 후문 사거리와 대동병원 앞길도 후보지로 검토했지만 사유지이거나 인적이 드물어 통행에 불편을 주지 않는 장소로 이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