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단계 합천 조정지댐으로
- 창원 김해 등 전체 공급한 뒤
- 2단계 함양 문정댐 건설해
- 하루 46만t 부산·울산으로
- 도의회 "도민 합의없이 안돼"

경남도가 계획 중인 함양 문정댐(일명 지리산댐) 건설이 '부산·울산 식수 공급용'으로 추진되고 있어 경남도의회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도가 공개한 '경남도 식수 1급수 공급 추진 계획'에 따르면 식수 공급 방안은 1단계(낙동강 취수 원수를 1급수로 대체)와 2단계(부산·울산 깨끗한 물 공급)로 나눠 추진된다.

논란이 된 2단계 사업은 문정댐을 건설해 하루 46만 t과 강변여과수 61만 t을 부산과 울산지역에 공급한다는 게 골자다. 도는 현재 홍수조절용으로 건설이 검토되고 있는 문정댐을 다목적댐으로 전환할 것을 국토교통부에 요구하고 있다. 문정댐이 다목적댐으로 건설되면 총저수량은 6700만 t에서 1억7000만 t으로 늘어나고, 사업비는 9560억 원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강변여과수 61만 t도 장기적으로 중·소규모 댐을 건설해 대체한다는 게 도의 구상이다.

도는 2단계 사업에 앞서 합천 조정지댐(하루 50만 t)과 중·소규모 댐(하루 20만 t)에서 확보한 1급수를 창원 김해 양 함안 등 4개 시·군에 공급하는 1단계 사업을 수립했다. 이들 지역은 현재 하루 63만6000t 규모인 낙동강 물을 취수 원수로 사용하고 있다. 또 양산 의령 산청 등 5개 시·군의 식수는 소규모 댐을 25곳에 건설해 하루 43만 t을 공급할 방침이다. 거제 고성 남해 하동 등 5개 시·군의 원수는 보조 식수원 7곳의 15만 t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도의 이런 정책에 대해 도의회는 "도민의 합의 없이 문정댐과 중·소규모 댐을 더 지어 식수를 부산과 울산에 공급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황대열(고성2) 의원은 "문정댐 물을 부산과 울산에 공급해 도민이 피해를 보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도 "문정댐을 다목적댐으로 건설하면 하천 생태계가 파괴될 우려가 있고 낙동강 수질 개선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도는 "도의 식수 공급 기본 방향은 좋은 물을 도민에게 우선 공급하고 남는 물을 부산 울산에 공급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동찬 재난안전건설본부장은 "내년 1~6월 도내 댐과 저수지 수원을 조사하는 '합천 조정지댐 등 용수공급 기본구상용역' 결과 조정지댐의 수량으로 도민 전체에 공급할 수 있으면 문정댐 물 전량을 부산과 울산에 준다는 것이다. 용역 결과 조정지댐 수량이 부족하면 문정댐 물을 도민에게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를 부산과 울산에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백 기자 sbj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