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18세 환자 10명 중 2명 꼴
- 교육당국 초동대처 미흡 지적

부산지역 아동·청소년을 중심으로 A형 독감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단시간에 전국 평균을 훨씬 뛰어넘는 독감환자가 나오면서 교육당국이 학생들의 독감 관리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부산시는 지난해 53주차(12월 25일~31일) 부산지역 학령기 아동·청소년(7~18세) 1000명 중 인플루엔자 환자 발생자가 219.1명이었다고 4일 밝혔다. 50주(12월 4일~10일)에 53.1명 수준이다가 51주(129.9명)와 52주(226.5명)를 거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수치로 볼 때 학생 10명 중 2명이 독감에 걸렸다는 뜻이다. 환자 1000명당 8.9명인 독감유행기준의 24배에 달한다.

50주 때만 해도 전국 평균(107.7명) 환자 수가 부산보다 배 많았다. 전국 평균 아동·청소년 환자발생자 수의 경우 51주(153.0명)까지는 부산이 전국 평균보다 23.1명 적었지만, 52주(195.0)를 지나면서 월등히 많아졌다.

전문가들은 독감에 대한 초동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환자를 양산했다고 지적한다. 서울 등 전국의 다른 지자체가 독감과 노로바이러스, AI 등의 유행으로 지난달 20일 전후로 초등학교 방학을 앞당긴 데 반해 부산은 지난달 29일 방학에 들어갔다. 수십 명이 온종일 함께 지내는 학교 등의 집단시설은 독감 등 감염병 확산에 가장 취약한 곳이지만 시교육청이 소극적인 행정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이다.

전 연령대를 볼 때도 전국적으로 겨울 독감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기세지만, 유독 부산만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평균은 52주에 86.2명으로 최대치를 찍은 뒤 53주에 64.2명으로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부산은 61.2명에서 64.3명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부산시 감염병관리본부 손현진 부본부장은 "학교에서 감기에 걸려 가족에게 옮기는 방식으로 독감이 대유행하고 있다. 학교 현장의 감염병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독감유행주의보가 2월 중순인 7주차에 내려졌는데, 2016년 2017년 절기는 이보다 40일가량 빠른 지난달 초에 발령됐다. 독감 유행이 앞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부산의 최고치는 2월 중순(7주차) 50.3명이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