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 무산 급한 불은 껐지만
- 지역경기 최악상황 투자자 없어
- 사업비 500억 마련 쉽지않아
- 시 "이번이 마지막" 최후 통첩

표류 중인 경남 거제 학동케이블카 조성 사업의 시행사가 사업 이행 확약서를 제출하면서 인허가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을 모면했다. 시행사 입장에서는 급한 불을 껐지만 사업 시행의 데드라인이 불과 한 달밖에 남지 않은 만큼 사업 추진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거제시는 학동케이블카 사업 시행사인 거제관광개발(주)이 사업 추진 이행 확약서를 인허가 취소 마감 시한인 지난 20일 제출함에 따라 2월 말까지 인허가 취소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앞서 시는 수차례 착공 기한을 연기한 거제관광개발에 구체적인 사업 착공계획이나 제삼자 매각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관련 사업권 및 주식 매각에 관한 모든 권한을 거제시에 위탁한다는 내용이 담긴 이행 확약서 등 관련 서류를 20일까지 제출하라고 최후 통첩했다.

거제관광개발은 이날 이행 확약서 제출로 한 달여 시간을 벌었지만 실제 사업 정상화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5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사업비 확보가 가장 큰 문제다.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지역 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지역 투자가 중단된 시점이라 선뜻 투자자가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 산하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주식 일부를 가지고 있지만, 독자적 추진은 어렵다는 분석을 이미 내놓았다. 일부에서는 새로운 사업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 아래 사업 백지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시는 그동안 시행사 측에서 수차례 착공 기한을 연기한 만큼 2월 말까지 착공계를 제출하지 않으면 인허가를 취소한 후 대체 사업자 물색에 나설 방침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시행사 내부 갈등도 변수다. 시행사 주주 총 11명 중 8명만 사업 추진에 동의한다는 의미로 인감증명서 등을 제출한 반면 나머지 3명은 3자 매각 등을 주장하면서 인감증명서 등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이행확약서에 대한 서류가 미비해 보충을 요구했다"며 "서류가 보충되면 다음 달까지 인허가 취소를 연기할 방침이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조선업 대체산업으로 관광 인프라 구축에 매달렸던 거제시의 관광산업 활성화 정책도 불투명해졌다. 시는 케이블카 개통으로 연간 2000억 원대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기대한 바 있다. 이 케이블카는 거제시 동부면 학동고개에서 노자산(565m) 전망대를 잇는 1547m 구간에 8인승 곤돌라 52대를 운행해 하루 최대 1만8000명을 실어나를 계획이었다. 거제 관광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주목받았지만 2015년 8월 착공식만 가진 채 1년5개월 동안 사업 추진이 삐걱거리며 하세월을 보내고 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