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기관 대관 인기 적어
- 해변 등 야외장소로 확대

'탁 트인 바다와 오륙도가 보이는 요트' '낙동강하구 붉은 낙조가 깔리는 아미산전망대'….

	지난 6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지하 1층 특설행사장 웨딩 박람회를 찾은 고객들이 웨딩 드레스를 살펴보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평생 단 한 번뿐인 결혼식을 이런 곳에서 한다면 얼마나 낭만적일까. 이제 더는 강원도 밀밭에서 백년가약을 한 배우 원빈-이나영 부부를 시샘하지 않아도 된다. 올봄부터 청춘남녀 누구나 부산에서 이런 결혼식을 연출할 수 있다.

부산시는 15일 '부산형 작은 결혼식'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예비부부가 원하는 장소 어디든 무료로 결혼식장으로 꾸며주는 것이 핵심이다. 광안리·해운대해수욕장, 부산시민공원, 금강공원과 같은 야외는 물론, 멋스러운 레스토랑 등이 해당된다.

지금까지 구청이나 공공기관 등은 자체 대강당을 주말 예식장으로 저렴하게 대관해 주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다소 촌스러운 시설과 분위기 탓에 별 인기를 얻지 못했다. 이에 시는 비록 '작은 결혼식'이지만 우아하고 고급스러워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이 사업을 기획했다.

시는 올해 1억 원을 투입해 100여 커플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오는 5월부터 결혼식이 열릴 수 있게 사업 대행 업체를 공모해 뽑고, 예비부부의 사연 신청서와 원하는 결혼 방식을 게재할 수 있는 홈페이지 구축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백순희 여성가족국장은 "부산에서 괜찮은 결혼식장을 빌리려면 최소 400만 원이 든다. 예비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부산의 특색을 살린 결혼식장을 꾸며 '결혼하고 출산하기 좋은 부산' 이미지를 젊은 층에 남기기 위한 출산장려시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오는 5월 청춘남녀 미팅 프로그램인 '부산청춘페스티벌'을 부산시민공원에서 연다. 수년간 진행해 온 '선남선녀 만남페스티벌'은 공무원과 대기업 등에 근무 중인 특정 남녀에 참여 기회가 한정돼 눈총을 샀다. 이번 청춘페스티벌은 나이와 학력 등의 차별 없이 미혼남녀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또 시는 ▷직장·국공립·공공형 어린이집의 13개소 확충 ▷육아종합센터 설치 ▷도시철도 3호선 '임산부 우대 핑크라이트 캠페인' 진행 ▷3자녀 이상 가구 어린이집 우선 입소 ▷가족친화 인증기업 확대 ▷출산장려 이벤트(유모차 걷기대회, 토크 콘서트, 창작 뮤지컬 공연) 등을 준비하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저출산 극복을 위한 슬로건이 '아이와 함께 행복이 영그는 부산'이다. 특색있는 만남·결혼, 임신·출산·보육, 가족친화사업 등을 다양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