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9일 오후 우병우(50·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영장을 전격적으로 청구했다. 우 전 수석 소환 하루 만이다.

특검은 지난 18일 오전 소환해 19일 새벽까지 19시간 가까이 조사한 우 전 수석의 진술 내용과 증거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등 혐의가 상당 부분 인정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검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씨의 '국정 농단'을 묵인·방조하고 이석수(54)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의 최 씨 내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우 전 수석에 대해 정부 정책 기조에 비협조적인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 5명을 좌천시키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과 2014년 6월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의 구조 책임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우 전 수석은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청와대 민정비서관, 민정수석을 지내며 국내 사정 업무를 총괄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9∼10월 최 씨의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지자 우 전 수석이 그동안 최 씨의 비리를 몰랐을 리 없다는 지적이 들끓었다.

하지만 우 전 수석은 특검의 소환 조사 당시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나 의혹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특검은 433억 원대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된 삼성전자 이재용(49) 부회장을 18, 19일 이틀 연속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 부회장은 이틀째 조사에서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정부로부터 어떤 특혜를 받은 바 없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관계자는 "이 부회장 진술에 특별한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