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 파장·대책 제시
- "예·특보 정확성 확보 관건"

"모레 오전, 돌풍을 동반한 폭우 탓에 부산항 여객선과 김해공항 항공기가 무더기 결항될 확률이 높습니다."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번 주 내내 이어져 부산 기장군 농공단지의 농작물 병해충 피해가 걱정됩니다."
3년 후 부산지역 기상예보가 이처럼 구체화될 전망이다. 기온과 바람, 강우확률 등 단순한 기상정보만 안내 중인 예보시스템에서 날씨에 따른 사회·경제적 파장을 반영하는 것으로 훨씬 정교해진다. 부산기상청은 이 같은 내용이 골자인 '영향예보' 시스템을 2020년 시행 목표로 구축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영향예보는 특정 지역에 어떤 기상현상이 나타나고, 그에 따른 피해 상황이 어떨지 안내해 사전에 대책을 마련할 수 있게 해준다. 가령 광안대교의 짙은 연무로 차량 충돌 가능성, 폭풍해일로 마린시티가 침수될 확률, 갑작스러운 폭설에 따른 산복도로 피해상황 등을 미리 알 수 있다.

지금은 기상청의 예보를 토대로 시청과 소방본부 등 방재기관이 주민에게 대책을 안내하는 시스템이다. 기상청이 곧바로 시민에게 대응요령을 알려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상청은 ▷1980년대 이후 부산의 기상통계(기상청 자료) ▷기상에 따른 극심한 피해사례(지역신문) ▷시의 과거 기상재난 관련 대응자료 등을 취합해 빅데이터로 구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전 단계로 부산기상청은 지난해 9, 10월 '온천천 유역 침수 영향 예보'를 시범 시행했다. 매일 오전 9시 앞으로 36시간까지(3시간 간격)의 침수위험과 예상수위, 예상되는 피해 상황 등을 시와 금정·동래·연제구 재난관련 부서 공무원에게 이메일과 팩스 등으로 통보했다. 침수 가능성에 따른 위험 정도를 노랑(피해적음), 주황(보통), 빨강(심각) 등으로 표시했다. 시범사업 후 관련 기관 22명의 직원에게 벌인 설문 결과 86.4%가 "계속 서비스를 받고 싶다"고 답했다. "주말 행사 대책 수립에 유용했다"는 호평과 "침수예상 구역을 더욱 세밀화해달라"는 개선 요구도 있었다.

관건은 2020년 영향예보 시행 전까지 예·특보가 얼마나 정확해지느냐이다. 만약 '폭설·태풍 등 요인으로 항공기 운항 차질' 영향예보가 나갔는데, 실제 날씨가 맑았다면 항공업계 등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영향예보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됐으나 서둘러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며 "최대한 자세하고 정확한 예보를 시행할 수 있게 견고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