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3사 회생만 신경쓴 정부 비판
- 특별고용지원 기간 연장 촉구도

국내 대표적인 중형조선소인 경남 통영의 성동조선해양이 중소조선업의 회생을 위해 RG(선수금환급보증) 기준 완화 등 생존권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금속노조 성동조선해양지회는 14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대형 3사만을 위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중형조선소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생존하라며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며 "중소조선소 위기 극복을 위해 컨트롤타워를 선정하고, RG 발급 기준을 완화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통영시민사회단체연대 등이 함께했다.

노조는 "지난해 그리스 등 유럽선사와 10여 건의 선박 수주를 할 수 있었으나 수출입은행에서 RG를 발급해주지 않아 계약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정책적인 결단으로 RG 발급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때 RG를 발급받지 못한 성동조선해양은 지난해 초부터 수주절벽이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단 1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현재 남아 있는 수주 잔량은 11척으로, 오는 10월이면 이마저 모두 인도되면서 물량이 바닥난다.

지난해 3월 2000여 명이던 직영 직원은 구조조정 등으로 1500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일감이 부족해지면서 6800여 명이던 협력사 직원도 4300여 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직원 복지 축소와 급여 일부 반납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지만 RG 발급 기준 완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회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중형조선소 메카인 통영지역에서는 삼호조선, 21세기조선, 신아 Sb 등이 경영난을 견뎌내지 못하고 이미 부도 처리됐으며 오는 10월 안으로 수주가 이어지지 않으면 성동조선해양마저 법정관리(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해야 할 위기에 처해있다. 노조는 RG 발급 기준 완화와 함께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기간을 연장하고 모든 조선업종 노동자로 지원 대상을 확대해 줄 것을 요구했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RG 미발급으로 해외 선사들과의 신뢰가 악화돼 수주 영업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중소조선업 회생과 노동자 생존권 보장을 위해 RG 기준을 완화하는 등 정부 차원의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