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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구매서 정책건의까지…행동하는 1인가구 네트워크

사하 괴정동 '1들의 반상회', 식재료 처리·동네 생활정보

  • 국제신문
  •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  |  입력 : 2017-04-21 2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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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의 고민들 함께 모여 논의
- 정부지원 등 정책탐구도 활발

- 부산 '나홀로가구' 갈수록 증가
- 2035년엔 세 집 중 한 집 꼴

취업준비생 이온유(여·25) 씨는 2014년부터 원룸에서 자취하는 1인 가구다. 이 씨의 가장 큰 고민은 매번 다 쓰지 못한 채 내다 버리는 식재료 처리다. 요리가 취미인 이 씨는 집에서 혼자 식사할 때도 배달음식 대신 직접 음식을 조리하는데 사 놓은 식재료를 다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 이 씨는 "마트에서 장을 보면 3~4인 가구가 쓸 만큼 대용량 상품이 대부분이다. 1인 가구가 공동 구매하면 비용이 절감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처럼 1인 가구가 맞닥뜨리는 고민을 나누는 모임이 활발하다. 지난 4일과 18일 부산 사하구 괴정동에서는 1인 가구 네트워크인 '1들의 반상회'가 열렸다. 올해 자취 4년 차인 배성민(32) 씨가 SNS를 통해 '혼자 사는 고민'을 나누자고 제안했더니 실제 오프라인 모임에 17명이 참가했다. 신평장림공업단지에서 일하는 직장인부터 대학생, 자영업자까지 직업은 물론 연령대도 다양했다.

반상회에서는 "명절에 친척 만날 때면 불편할 때가 있어 만남을 피하고 싶어질 때가 많다"거나 "30대가 되면 당연히 결혼해야 한다는 투로 위로 또는 걱정을 하는 지인이 많아졌다"는 하소연이 나왔다. 또 "아플 때 제일 서럽다. 서로 보호자가 돼 간호해주자" "1인 가구 정책을 개발해 부산시에 건의하자" "싱글라이프 가구 박람회를 관람하고 공동 구매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참석자들은 반상회를 통해 1인 가구의 '과일 나눔' 소모임을 만들었다. 도매시장 또는 생활협동조합에서 과일을 공동 구매한 뒤 회원에게 나눠주는 식이다. 또 불필요한 가구나 옷, 전자제품을 나누는 '물건 나눔'과 자취 생활 노하우를 교류하는 '이야기 나눔'도 꾸렸다. 이 씨는 "식재료를 다 쓰지 못한 채 버리면 오히려 낭비인데 앞으로는 나눌 수 있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배 씨는 "1인 가구는 이제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거주 형태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1인 가구를 전통적인 3~4인 가구를 꾸리지 못하는 비정상적이고 불완전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1인 가구의 고민을 나누고 서로의 노하우도 주고받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2015년 부산의 1인 가구는 총 130만3439가구 중 27.1%를 차지했다. 통계청은 장래가구추계를 통해 부산 1인 가구 비율이 오는 2025년 31.9%로 치솟고 2035년에는 35.7%인 50만6202가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4가구 중 1가구인 1인 가구 비율이 2035년엔 3가구 중 1가구가 되는 것이다.

배 씨는 "외로움을 겪는 1인 가구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아직 1인 가구에 대해 정부의 지원이나 복지 정책이 미흡한데 우리의 고민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은 움직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1들의 반상회'처럼 SNS를 중심으로 1인 가구의 고민과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도 증가하는 추세다.
◇ '1들의 반상회' 안건들

- 식재료 공동 구매해서 나누기
- 불필요한 가구·옷·전자제품 서로 교환하기
- 맛집·미용실 등 동네 정보 공유
- 친척 잔소리 대응 등 생활꿀팁 공유
- 위급상황 발생땐 서로 연락·간호
- 1인가구로서 어려운 점 공유 및 해결
- 주거비·기본 소득·세금 등 1인가구 정책 탐구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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