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가격 작년보다 대폭 상승
- 외지 투기 자본 유입 우려 고조

항공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는 경남 사천지역에 아파트 건설 붐이 일고 있다.

8일 사천시에 따르면 항공국가산단과 가까운 사천읍 선인리와 정동면 용현면 사남면 등지에 이미 착공했거나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와 택지 등이 모두 15건, 2만4154세대에 달한다. 입주가 완료되면 인구 5만5000여 명이 늘어나는 규모다.

사천읍 사주리에 조성하는 454세대 규모의 한화 '꿈에그린'은 분양이 이미 끝난 상태이며 사남면 유천리에 1930세대를 짓는 '사천 그랜드 에르가'는 최근 1차분 635세대 분양에 들어갔다. 이 외에도 ㈜정석씨엔디는 사천읍 정동면 예수리에 1738세대, ㈜도미안은 정동면에 660세대의 건축허가를 받아 놓고 착공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여기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사천읍 선인리 51만2000여 ㎡에 공공주택지구를 조성, 오는 2022년까지 아파트와 택지 등 4057세대를 짓기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검토하고 있다. '사천 그랜드 에르가'를 짓고 있는 세종C&D도 1차분에 이어 2차분 1291세대를 더 준비하고 있고 사천읍 사주·용당 도시개발지구 3349세대와 용현면 송지리 1356세대, 정동면 고읍리 1705세대의 아파트 건축도 추진되고 있다.

사천지역에 아파트 건설이 동시다발로 추진되는 것은 사천과 진주에 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가 지정된 3년 전부터다. 이는 항공국가산단 개발과 국내 유일 항공기 제작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항공정비(MRO)사업 유치 추진 등 항공산업 발전에 따른 기대감이 높기 때문으로 시는 분석한다.

아파트 건립 붐이 일면서 땅값과 아파트 분양가도 올랐다. 사천시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가 집계한 자료에도 개별주택이 전년보다 5.7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국가산단과 인접하고 아파트 용지도 3.3㎡당 300만∼500만 원으로 4, 5년 전보다 200만∼300만 원 올랐고 분양가격도 3.3㎡당 600만 원 안팎에서 800만∼900만 원으로 껑충 올랐다.

지역 부동산업계는 아파트 공급물량이 많은 데도 분양가가 오르는 것은 개발에 따른 집값 상승을 노린 외지 투기자본의 유입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항공국가산단이 추진 중이고 항공정비사업 유치도 확정되지 않아 인구 유입 요인이 없기 때문에 아파트 수요는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천시 관계자는 "최근의 불경기에도 항공관련 산업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고 항공산단까지 확정돼 배후 주거단지 조성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지역 주민이나 실수요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