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민정수석에 비 검찰 인사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임명하면서 검찰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검찰 개혁을 목표로 비 검찰 출신인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임명했지만 실패한 바 있어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수석과 오찬에서 조국 민정수석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 2개월 동안 민정수석은 모두 검찰 출신이었다.

검찰 인사권을 휘둘러 통제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적지 않은 비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이 조 신임 민정수석을 임명했지만 검찰 개혁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신호탄으로 강금실 초대 법무부 장관이라는 깜짝 카드를 꺼냈다.

기수문화 파괴·최초 여성 법무장관이란 수식이 따랐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 제대로 손대지 못했고, 속사정이 밝지 못한 채 검찰 인사를 단행했다는 거센 내부 반발을 불러왔다.

오히려 검찰에 대한 통제권을 잃으면서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판도 받았다.

조 수석의 검찰 개혁 의지는 강해 보인다.

1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국의 검찰은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했다. 영장청구권까지 갖고 있다. 검찰의 이런 막강한 권력을 제대로, 엄정하게 사용했는가에 대해 국민적 의문이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막강한 권력을 제대로 사용했으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초기에 예방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대통령의 확고한 철학이고 구상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구상과 계획을 충실히 보좌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조 수석은 공수처에 대한 구상도 말했다. 공수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8년 집권하면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고 신설할 예정이었지만 검찰의 반발로 끝내 무산된 공직자 감시기관이다.

노 전 대통령 역시 2003년 집권하면서 공약했던 공수처 신설을 추진했지만 김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검찰의 저항에 부딪혔다. 강금실 당시 법무부 장관이 신설을 준비했지만, 송광수 당시 검찰총장이 직접 반기를 들어 무산됐다.

김수남 검찰총장. 연합뉴스

김수남 검찰총장은 임기가 오는 12월 1일까지 지만, 조 수석이 검찰 개혁을 발표하자 사의를 표명했다.

김 총장은 "이제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수사도 마무리됐고, 대선도 무사히 종료되어 새 대통령이 취임하였으므로, 저의 소임을 어느 정도 마쳤다고 생각돼 금일 사의를 표명했다"라고 전했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이 검찰 개혁 작업에 총력을 기울 일수 있도록 하고 검찰 조직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로는 개혁의 대상이 되는 것에 반발 혹은 부담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내부에서는 김 총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총장 2년 임기를 보장한 현행법이 정권교체와 맞물려 사실상 휴짓조각으로 전락할 수 있고, 여기에 지금 법무부 장관이 대행 체제인 상황에서 검찰총장마저 물러나면 검찰 조직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권진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