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1년 뒤 주소지로 전달

경남 창원시가 마산합포구 구산면 저도 연륙교 입구에 설치한 '느린 우체통'이 여행의 추억을 전하는 명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저도 연륙교 다리 앞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에서 관광객들이 엽서를 쓰고 있다. 창원시 제공

창원시는 지난 3월 말 저도 연륙교에 강화 유리를 깐 스카이워크를 개장하면서 느린 우체통을 설치했다. 관광객들이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에게 사연을 담은 엽서를 우체통에 넣으면 한 달이나 1년 뒤 배달된다.

지난 3월 말부터 이달 초순까지 느린 우체통에는 1년 뒤에 배달될 엽서 4413통, 한 달 뒤 배달될 엽서 4312통 등 모두 8725통의 엽서가 쌓였다. 엽서 종류별로 매주 700여 통이 접수되고 있다. 시는 한 달 뒤 배달될 엽서 중 1427통은 이미 발송했다.

저도 연륙교의 느린 우체통이 인기를 끄는 것은 스카이워크 개장으로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개장 후 주말과 휴일에는 하루 평균 1만 명 이상, 평일에도 2000명 이상이 찾는 등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개장 2개월도 안돼 벌써 30만 명을 넘어섰다. 바다를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저도비치로드를 찾는 관광객도 저도 연륙교 스카이워크를 지나기 전 엽서에 소망 글을 담아 느린 우체통에 넣고 가고 있어 앞으로 인기몰이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황규종 관광과장은 "빠른 것만 외치는 각박하고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1년 뒤 자신에게 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추억과 감동을 선사해 줄 느림의 미학을 저도 연륙교를 찾는 모든 관광객이 누리길 바란다"며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 확충과 관광코스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