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1호기 영구정지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원전 해체산업에 뛰어든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소. 한수원 제공

7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전 세계 34개 국가가 총 449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있다. 건설된 원전 611기 중에서 160기가 영구정지됐고, 이 중 19기의 해체가 완료됐다. 나머지 141기는 해체가 진행 중이거나 해체준비 작업 중이다.

원전해체산업의 전망은 밝다. 1960~1980년대 지어진 원전이 2020년대 들어 잇따라 해체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대에는 183곳의 원전이 해체될 예정이고, 2030년대에는 127곳의 원전이 해체될 전망이다.

2014년 기준 총 440조 수준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추산되지만, 해체 시기가 불확실해 실제 시장 형성 시기도 유동적이다. 원전해체 비용의 19%가 방사성폐기물처리 비용이고 설계·관리에 필요한 인건비(43.5%)를 고려하면 시장 규모가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원전 해체 시장의 선두를 점하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15기의 원전을 해체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독일이 3기, 일본이 1기의 원전을 해체했다. 미국을 제외한 국가는 원전 해체기술을 산업적으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6위의 원전 대국인 우리나라의 원전해체기술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정부는 2012년 원전해체기술 개발을 위한 10개년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원전 해체기술은 크게 ▷오염제거 ▷절단 ▷폐기물처리 ▷환경복원 등 4개 범주로 나뉜다. 국내 원전 해체기술은 미국 등 선진국의 7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해체에 필요한 58개 기술 중 41개의 기술만 확보한 상태다.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미확보 기술은 표준 기술로 인정받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우리나라가 폐로 산업에 뛰어들 준비는 완료된 상태나 다름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