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것(oldies)이지만(but) 좋은 것(goodies). 70·80도 올드이겠지만 팝 음악사에서는 그 올드의 기준이 엘비스 전후다. 엘비스 이전의 올드 팝을 스탠더드 팝이라 칭한다.

1950년대 미국 팝 뮤지션들에게 흑인들의 로큰롤은 상스럽고 저속했다. 이런 흑인들 음악을 받아들인 곳은 영국의 에릭 클랩튼이나 유년기 비틀스 멤버들이었다. 로큰롤의 탄생지인 미국에서 이들의 음악은 천대받았다.

흑인 냇킹콜이 백인을 흉내 내 부드럽게 부르는 마당에 좋은 아저씨 같은 빌 해일리, 착한 모범생 같은 버디 홀리 등의 멀쩡한 백인이 리틀 리차드나 척 베리 등의 흑인처럼 요란 떨며 저질스럽게 부르는 것은 영 못마땅했다. 당시에 프랭크 시나트라, 빙 크로스비, 페리 코모, 짐 리브스는 부드러운 속삭임(crooning) 창법으로 점잖게 불렀다.

패티 페이지, 도리스 데이와 같은 여성 가수들도 그윽하게 불렀다. 과연 모범적 표준 음악으로 삼을 만했다. 그런데 반항아 체취 물씬한 엘비스가 흑인보다 더 경박 천박하게 나대며 하반신을 건들건들 불량스럽게 흔들고 육감적으로 기름지게 불렀다. 현대 팝의 기원이었다. 스탠더드 팝의 명맥은 면면히 이어졌지만 고리타분한 '노땅' 음악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세상 만물은 두루(周) 바뀌며(易) 늘 돌고 돈다. 생기발랄한 팝이 판치는 요즘 1950년대 팝이 다시 생동감 넘치게 들린다.♩And I love you so♩. 스탠더드 팝의 전형인 이 노래를 들으면 한 여인을 향한 남자의 진정성이 묵직하게 울려져 온다. 다시 스탠더드 팝이 르네상스처럼 부흥하는 세상이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경성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