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고준위에 더 높게 부과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 영구 정지에 따라 부산 기장군과 울산시 울주군, 전남 영광군이 핵연료세와 사용후핵연료(폐연료봉)세 도입을 추진(본지 지난 15일 자 1면 보도)하는 가운데 다른 나라는 이미 우라늄이나 폐연료봉에 과세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핵발전소가 있는 기초자치단체 행정협의회에 따르면 일본은 발전소 지역 촉진개발세(국세·3.75원/㎾h)로 징수한 세액 중 1.9원을 전원입지대책교부금으로 자치단체에 준다. 나머지 1.85원은 대체에너지 개발에 쓴다.

전원입지대책교부금은 7개 개별교부금으로 구분된다. 7개 중 2개 교부금은 광역단체로 가고, 5개는 기초단체에 분배된다. 사용후핵연료 교부금은 저장량에 따라 교부된다. 사용후핵연료 교부금을 합친 지역 교부금은 발전량(㎾h)당 2.1~3.6원 수준이다. 우리나라(1원/㎾h)보다 2~3배가 많다.

스페인은 2012년부터 사용후핵연료나 중저준위폐기물의 양에 따라 과세하고 있다. 원자로에서 추출된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인 우라늄과 플루토늄 ㎏당 2190유로를 부과했다. 사용후연료를 발생시키는 주체(발전사업자)가 납세의무자로 지정돼 연방세의 형태로 세금을 낸다.

중저준위(1㎥드럼통당 6000유로)와 최저준위(1㎥드럼통당 1000유로) 폐기물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세율을 적용했다. 핵폐기물 저장세는 사용후핵연료에 ㎏당 70유로의 세율을 적용했다. 고준위폐기물에는 1㎥드럼통에 3만 유로의 세율을 적용한다.

기장군은 사용후핵연료의 발생은 '발전' 외의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사용후핵연료 인도 규정에 따라 5년 동안 발전소 내에 임시 저장하는 것은 '발전'의 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 기간을 초과해 보관되는 사용후핵연료를 '발전'의 단계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고리1호기는 1978년 상업운전이 시작됐다. 약 40년 동안 내부 저장소에 사용후핵연료가 쌓인 것이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외국에서 이미 시행한 사용후핵연료 과세를 우리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