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정노동 시달리는 고충 토로
- 업계, 친절교육·서비스개선 노력

부산시가 택시업계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각종 처방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시민들은 지원에 앞서 택시 운전사의 불친절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지역 승객들은 택시의 난폭 운전과 질 낮은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터뜨린다. 전모(여·38) 씨는 "주말 번화가에서 목적지가 짧다며 승차를 거부당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임모(여·40) 씨는 "하차할 때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 편인데, 절반 이상은 대꾸도 하지 않아 무안한 경우가 많다. 손님이 타고 내릴 때 반갑게 인사하는 문화부터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3년째 법인택시를 운행하는 윤모(45) 씨는 "하루 15시간을 일해도 10만 원가량의 사납금을 못 채울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한 사람이라도 더 태우려고 과속도 하고, 장거리 손님을 선호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야간 운행을 할 때면 술에 취해 차 안에서 구토를 하거나 운전사를 하대하는 손님을 자주 만난다. 수년째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어느 순간 승객에게 무뚝뚝하게 됐다"고 말했다.

택시업계도 서비스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개인택시는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연 1회 친절 교육을 시행하며, 자비콜 등대콜 등은 별도로 연 2회 추가 교육을 시행한다. 법인택시는 신규 입사자 교육, 분기별 친절 서비스 교육과 여객 법령 위반 사항에 대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부산 개인·법인택시 종사자들은 10대 택시 서비스 개선 추진 계획'을 선포했다. 세부적으로는 ▷단정한 복장 착용 ▷먼저 인사하기 운동 ▷우회 운행 금지 교육 실시 ▷분실물 찾아주기 활성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등이 포함됐다. 시도 택시 외부를 개선하고, 반려 동물·임산부·복지 택시 등 시민 편의를 반영한 택시를 운영할 계획이다.

법인택시 11년, 개인택시 22년 등 총 33년 동안 택시 운전을 한 박종국(57) 씨는 택시 기사와 승객 서로가 이해심을 갖자고 말했다. "일부 '진상 손님'이 전체 손님을 대변하지 못하듯, 택시 불친절도 일부가 문제"라며 "우리가 먼저 달라져야 하겠지만 손님들도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기사들의 고충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