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추세 속에서 홀로 죽음을 맞는 무연고 사망자가 최근 5년 새 부산에서 85%나 늘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고독사에 대한 개념이 정립돼 있지 않은 상태다. 정부도 통계 집계의 의지가 부족해 ‘고독사’ 예방시스템은 전혀 작동하지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는 1232명에 달했다. 2011년 693명에서 2015년 1245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5년 동안 77.8%나 증가했다. 부산의 경우 2011년 49명에서 지난해 91명으로 85%나 급증했다.

복지부가 집계하는 무연고 사망자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에 따라 유가족이 없거나 유가족이 시신 인수를 거부해 자치단체에서 시신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다. 무연고 사망자는 대부분 혼자 사는 중·장년층과 노년층·노숙인이다.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는 60대 24.6%에 70대 23.6%로 60대 이상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50대 이상도 24.1%였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현상을 보여주는 수치다.

연고가 있어도 오랫동안 연락이 끊겨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학계에서는 보통 저소득층 1인 가구가 가족이나 이웃과 교류 없이 지내다 홀로 숨진 뒤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를 고독사로 본다. 그러나 아직 법적·정책적으로 확립된 개념이 아니다 보니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실정이다.

최근 고독사가 많은 부산을 비롯해 자치단체 대부분이 ‘고독사’ 대응책에 부심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포괄적 서비스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한국보다 앞서 고독사 문제를 겪는 일본에서는 복지 공무원 외에도 우편·신문 배달원이나 전기·가스 검침원이 고독사 징후를 확인하면 곧바로 신고하고 고독사 신고나 위험군의 안부확인 전용 연락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